산청이란 지역이 좁다면 굉장히 좁고 또 넓다면 참 넓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화적 스펙트럼이 넓은데 지역 간, 문화 간, 세대 간 교류가 없어 장년층에 포커스를 맞춘 문화로 정착한 사례가 많다. 경제활동에 바쁜 30~50대는 생계유지의 부담이 커서 취미든 활동이든 짬짬이 할 수밖에 없다보니 그 세대의 문화가 활성화 되지 않았다. 지역 노년층 문화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분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이주민과 원주민 사이의 교류도 적극적이지 않다보니 새로운 것들이 생기지 않는 것 같다. 이주민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여유가 없고, 원주민은 파이를 나눠야 한다는 점에 경계심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서로의 시행착오를 이해하는 따듯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문화우물사업으로 장터를 준비하며 드러나지 않은 소모임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강사도 생기고, 아직까지는 귀농, 귀촌한 분들 중심이기는 하지만 지역 주민들도 유입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체육대회나 단체관광을 제외하고는 공동체적으로 이런 문제를 풀어내는 게 전무하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다같이 무언가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도 어려운 부분이다. |
“내가 생각하는 작은변화는 평소 주목받지 못하는, 예를 들어 청소년이나 여성처럼 지역에서 영향력을 펼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예전과는 다른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다.”
모하노_유훈정
인터뷰 진행/정리 : 김은영 (산청 지역협력파트너)
제공 : 유훈정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그리고 지역에서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결혼 전부터 자연 안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었고 남편과 산청의 성공회 성당에 왔다가 정착을 결심했다. 이제 산청에 거주한 지 6년 되었다. 지역에서 개인이 소유한 100여권 정도의 책을 기부를 받았는데 책에 대한 관심으로 작은 도서관 활동을 시작했다.
문화사업을 바라는 주민들의 욕구를 반영해 강좌도 운영하고, 책을 보러 온 아이의 엄마들이 뭔가 해보자는 움직임들이 함께하여 ‘새마을 숲속작은도서관’ 이 자리잡게 되었다. 물론 도서관을 시작하면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한다는 핀잔도 받고, 생계와 취미의 균형이 깨지면서 주객이 전도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래도 공모사업도 받고 문화사업을 기획하며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대안공간을 열었는데, 어떤 계기로 시작했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청소년친화공간 모하노’ 는 개인적인 욕심의 결과물이다. 과거 학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데 이상적 교육과 생계를 위한 교육 사이의 괴리로 회의감이 들었다. 지역에 여유 공간이 생겼는데 그곳이 학원이 되는 게 싫어서 이 공간을 만들었다. 2019년 5월에 문을 열었을 때 여러 연령층들이 하고 싶은 걸 하는 대안공간을 구상했지만 아이들이 점령하면서 계획과는 다른 곳이 돼버렸다.(웃음)
현재 청소년들이 점거하다시피 한 상황이지만 모임이나 학습, 요가 등 성인 이용자들의 수요도 생겨나고 있다. 더 잘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양도할 생각이 있고 지금 공간의 확장보다는 지역에 새로운 공간들이 더 생겨나길 바라고 있다.
제공 : 모하노
올해 작은조사 사업으로 지역의 문화 관련 수요조사를 진행한 경험이 있고, 지역 안에서 여러 활동을 하면 겪으며 생각하는 것들이 있을텐데요?
산청이란 지역이 좁다면 굉장히 좁고 또 넓다면 참 넓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화적 스펙트럼이 넓은데 지역 간, 문화 간, 세대 간 교류가 없어 장년층에 포커스를 맞춘 문화로 정착한 사례가 많다. 경제활동에 바쁜 30~50대는 생계유지의 부담이 커서 취미든 활동이든 짬짬이 할 수밖에 없다보니 그 세대의 문화가 활성화 되지 않았다. 지역 노년층 문화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분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이주민과 원주민 사이의 교류도 적극적이지 않다보니 새로운 것들이 생기지 않는 것 같다. 이주민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여유가 없고, 원주민은 파이를 나눠야 한다는 점에 경계심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서로의 시행착오를 이해하는 따듯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문화우물사업으로 장터를 준비하며 드러나지 않은 소모임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강사도 생기고, 아직까지는 귀농, 귀촌한 분들 중심이기는 하지만 지역 주민들도 유입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체육대회나 단체관광을 제외하고는 공동체적으로 이런 문제를 풀어내는 게 전무하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다같이 무언가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도 어려운 부분이다.
센터와 여러 사업을 같이 했는데, 경험을 나눠도 좋고,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이야기도 부탁드려요.
‘사업’ 이라는 것을 경험한 적 없는 우리들에게 진입이 어렵지 않은 공모사업이라는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기존에 운영할 여력이 없어 결과를 만들어 오라며 떠넘기듯 지원하는 사업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사업을 진행할 때도 지역 실정에 맞게 집중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해준 점도 좋았다. 그리고 센터의 지원으로 시작됐지만 지원이 끝나더라도 우리의 열정으로 유지될 동아리가 생겼다. 동력과 열정을 만들어서 첫발을 디디는 데 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 중 활동을 위한 활동, 작당모의가 가능한 모임이 생긴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활동 공유나 개인적인 이야기든 뭐든 보고 배울 것이 있어야 지역의 활동이 발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서로가 이야기를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지역이 획일적으로 활동하게 될 우려가 있지만 지역주민의 특성을 파악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경험이 있는 ‘나’의 주장이 원주민에게는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들리며 이해받을 수 없음에 답답한 마음이 있다. 이때 센터도 지역주민도 자신이 알고 있는 차원에서 규정짓지 않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센터의 존재로 배운 점도 있다. ‘지원해주는 단체의 모습’ 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끼리만 활동을 하다가 다른 활동을 하는 분들을 도와야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볼 수 있었다.
아쉽거나 불편한 것, 개선될 점은 없나요?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생기면 센터에 적극적으로 요구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다. 언제든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지원해주는 느낌이다. 센터의 가장 좋은 점은 지나친 간섭이나 도움도 아니고 아예 관심 없음도 아닌 지역에 맞는 활동을 하는데 적정거리를 잘 유지하며 지원해 준다는 점이다. 진입하기 위한 울타리는 낮지만 탄탄한 지원을 받는 느낌이고 시작은 지원으로 받지만 결과는 스스로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결국 지역에서의 의지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동기부여를 참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활동이라는 것들이 전무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서, 지역에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교육, 포럼, 사례발표 등을 통해 다양한 활동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길 바란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지역의 작은 변화는 무엇일까요?
생업 외에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즉 경제적인 가치가 아닌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평소 주목받지 못하는, 예를 들어 청소년이나 여성처럼 지역에서 영향력을 펼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예전과는 다른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가능성을 미처 내가 살피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2018-19 활동보고서 <한발짝>
본 보고서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지리산권(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을 대상으로 2018년~2019년 동안 진행한 주요 사업과 활동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보고서의 내용과 시점은 2019년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20년에는 지난 2년간의 활동을 기반으로, 2020년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현장성에 집중하여 지역 사회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와 지리산권 활동가와 단체, 모임 등에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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