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음 활동 소식

자료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시리즈 #11_김찬송

2018-09-04

 

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시리즈


남원 구도심에 자리한 책방 '알아가는 책가게'의 매니저 조아라가 지리산을 둘러싼 구례군, 남원시,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20-30대 청년 16인을 만났다.

 

청년들은 지역에 뿌리박고 자라난 토박이기도 하고, 도시에서 귀촌을 하여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도중이기도 하다. 게스트하우스를 꾸리며 예술을 하는 청년도 있는가 하면,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며 특산물 농사를 짓는 청년도 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지역에서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청년들과 나눈 일터와 일상, 고민과 기쁨의 이야기를 이곳에 풀어놓는다.

 

 

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시리즈 #11

 

김찬송 [20대 경상남도 함양군, 통신대리점 종사자 ] 

 

 

어느 드라마를 보다가 ‘사는 곳이 바뀌면 사는 방식이 달라진다.’라는 대사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살아온 장소와 그때의 나를 돌이켜보았다. 

 

태어난 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낼 때는 어서 스무 살이 되어 떠나고 싶었고

 

대학을 다닌 곳에서는 불만 가득한 아웃사이더처럼 갈팡질팡했었고

대학을 졸업해 떠난 곳에서는 다양한 문화를 만드는 사람을 만났고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는 새로운 문화를 알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사는 곳과 사는 방식이 마지막 퍼즐조각처럼 딱 맞춰진다면 그곳에서 평생 살 수 있을까? 아니면 퍼즐조각 맞추는 재미에 더 돌아다니며 살까? 

 

 

사는 곳마다 달라지는 삶이 나에게 맞는 것일까? 어디에 살아도 내 삶의 방식이 있는 것이 나을까? 정답 없는 물음이 늘어간다. 

 

 

그만큼 삶을 들여다본다고 생각하고 싶다.   

 

 

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열한 번째 

 

 

경상남도 함양에서 나고 자란 일 경험 많은 사람을 만났다. 

 

 

 

조아라(이하:조)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찬송(이하:김) 이름은 김찬송이다. 어릴 때 찬송가 관련 별명이 많았다. 나이는 스물네 살. 함양에서 일하면서 살고 있다. 

 언제부터 일하기 시작했나? 

 중3 때부터 알바를 했다. 집 근처 식당에서 가끔 서빙 일로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한 식당에서 3년 동안 계속 일했다. 그리고 중간에 다른 일도 했다. 그래서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 돈을 모으면서 편하게 썼다. 알바는 정말 많이 한 것 같다.

 알바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가족이 많다. 나는 4남 1녀 중 넷째다. 용돈을 많이 못 받아서 알바를 시작했는데 돈 모으는 재미도 있고, 일하면서 사회도 배우고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서 계속한 것 같다. 

 알바를 하고 싶어도 선뜻 할 수 있는 때가 아니었을 텐데… 

 처음 일한 곳이 저희 엄마 지인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 식당 사장님이 바쁜데 일할 사람이 부족하니 서빙을 도와달라고 해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른 남매도 알바를 했나?  

 주로 오빠들은 공부한 것 같고, 남동생은 고등학교 때 알바를 조금 했었던 것 같고. 내가 알바를 많이 한 것 같다. 

 딸이 한 명이라 부모님이 더 챙겨줬을 것 같은데... 

 그러진 않았다. 그렇다고 안 챙겨주신 것도 아니고. 부모님이 바쁘시다 보니 각자 생활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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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에서 나고 자라 이제껏 떠나지 않고 지내온, 김찬송 님)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통신 대리점에서 휴대폰 판매 일을 하고 있다.  

 대리점 규모가 큰 것 같다. 

 2년 전에 장사가 잘되는 대리점에서 1년 전에 새로 오픈한 대리점으로 옮겨 일하고 있다. 단골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평균 정도 매출이 나오는 것 같다. 

 하루에 거의 10시간 일하는데... 

 처음 일할 때는 9시부터 7시까지였는데 두 대리점 관리를 하다 보니 시간이 늘었다. 시간대는 조절하고 싶다.  

 일의 만족도는 어떤가?

 아무래도 사람 대하는 서비스 일이니까 말을 막하는 손님 대할 때면 스트레스받고 그랬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요령이 조금 생기고 새로운 일 배우는 재미도 있고. 그냥 괜찮은 것 같다.  

 어떻게 그 일을 구했나? 

 친구가 일한 곳이기도 했고, 대리점 사장님도 원래 알고 있었다. 사장님이 나 보고 성실하게 일하는 거 알고 있다며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을 하셨다. 처음에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제안받은 월급이면 함양에서 괜찮겠다 싶어서 일하게 됐다. 

 일하면서 배우는 게 있다면? 

 판매 업무도 배우고 또 사람 대하는 방법이 예전보다 달라지는 것 같다. 확실히 청소년 때 했던 알바와는 다른 느낌이다. 

 쉬는 날은 언제인가?

 한 달에 네다섯 번 쉰다. 

 적은 편 아닌가? 

 그만큼 돈 주니까. (웃음) 

 스트레스는 무엇으로 해소하나? 

 나는 단순해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괜찮아진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크게 신경을 안 쓰고 싶은 것 같다. 계속 여기서 살 수도 있으니까 웬만해서는 적을 안 만들고 싶기도 하고.

 일과가 어떻게 되나? 

 아침에 9시쯤 일어나서 출근 준비하고 10시부터 저녁 8시 반까지 일하고 집에 들어오면 집안일을 한다. 내가 사는 집을 구할 때 처음엔 혼자 살다가 아는 분 소개로 여자 고등학생 두 명과 같이 살고 있다. 고등학생이니까 챙겨줘야겠다 싶어 퇴근하고 와서 식사를 차리기도 하는 등 이런저런 집안일 하면 새벽 1시쯤 자는 것 같다. 

 하숙인 셈이다. 

 같이 사는 애들이 하숙집 아줌마라고 한다. (웃음) 같이 사니까 혼자 있는 것보다 덜 외롭다. 물론 스트레스받기도 하지만 그 친구들도 마찬가지 일테니까 맞춰가면서 잘살고 있다. 

 하숙비도 받고 있나? 

 받는데 그 돈은 집 월세로 나간다. 

 주 수입과 부 수입이 있는 건데 어렸을 때부터 돈을 벌어 어떻게 쓰고 모으겠다는 경제적 계획을 세웠었나?  

김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는 건 아니다. 고정 비용이 나가면 나머지 내가 쓰는 건데 그중에 반 정도는 모아야지 생각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돈을 벌어서 그런지 편하게 생활하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 하지만 돈을 많이 모으진 않았다. 신용카드를 많이 써서 적금 깬 적도 있고. 그래서 카드 하나를 없앴다. 그런데 그렇게 많이 써보는 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어디에 주로 쓰나? 

 친구들과 노는 데 쓰기도 하고 맛있는 거 먹는 걸 좋아해서 먹는 데 많이 쓴다. (웃음) 쇼핑도 하고. 특히 먹고 싶은 건 참지 않는 편이다. 예전에 먹고 싶은 것도 참고, 알바도 많이 하면서 돈을 나름 많이 모았는데 그 돈을 나한테 못 쓴 적이 있었다. 억울하더라. 그때를 계기로 생각을 바꿨다. 돈을 조금 모아도 내가 번 돈은 나를 위해 쓰기로 했다. 

 돈 모으는 사람 따로 있고 돈 쓰는 사람 따로 있다는 말을 지인한테 들었었다. 

 맞는 말이다. 

 

 함양에서 태어나고 쭉 자란 거로 들었다. 함양에 살아서 좋은 점이 있다면? 

 

 아는 사람이 많아서 좋다. 어릴 때부터 알바하며 만난 사람도 많고 육상특기생으로 학교를 들어가서 운동하는 사람도 알고, 지인의 지인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렇게 어울리면서 잘 얻어먹기도 하고, 나도 동생들 잘 사주고. (웃음) 단점도 있다. 행동을 잘못하면 여러 말이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 점 빼면 함양 좋은 것 같다. 

 나는 고향에서 나고 자랄 때 스무 살 되면 떠나야지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함양을 벗어나고 싶은 적은 없었나? 

 있었는데 막상 나가면 잘 살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지금이 만족스러워서 나가고 싶지 않을 것일 수도 있고. 내가 이곳에서 이 정도 돈 벌면서 편하게 친구들 만나고 지내는 생활이 나가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포기했다. 

 나간다면 어디로 가고 싶었나? 

 세종시에 사는 첫째 오빠가 오라고 했었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는 것보다 가족이 있는데 가고 싶었다. 하지만 가서 정확하게 내가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르니까 안 갔다. 더 큰 곳으로는 부산도 가고 싶었지만, 유흥 문화가 많아 너무 놀 것 같아서 안 갔다. 

 함양에 친구들이 많나? 아니면 함양 외에 나간 친구들이 많나? 

 나간 사람도 있고 안 나간 사람도 있고. 대학 다니는 친구도 있고, 대학 다닐 때 왔다 갔다 하면서 아예 나간 친구도 있고, 그리고 결혼한 애도 있고 다른 지역에서 회사 다니는 애들도 있고. 다양한 편이다. 

 친하게 지내는 또래들이 있어서 좋겠다. 편하게 터놓고 얘기하는 친구가 없으면 아무리 아는 사람이 많아도 힘들 것 같다. 

 자주 만나고 놀 사람이 있어서 좋다. 함양 오면 나를 찾아주는 친구도 있고. 

 고향이 편한가 보다. 

 아직은. (웃음) 

 

 일하면서 교류하는 또래라던지, 그룹이 있다면? 

 

 친구, 동네 이모 삼촌들. 다양하게 만나는 편이다. 운동하는 친구, 어른도 많이 알고, 학교 친구, 후배 등 다양하게 보는 것 같다.

 만나서 주로 어떤 얘기 나누나? 

 친구와는 사는 이야기 나누고, 동생들과는 재밌게 술 먹고, 어른들과는 이야기 들으면서 배우는 게 많다. 

 찬송 씨를 섭외를 도와주신 분이 커뮤니티 카페 빈둥 사장님을 통해서였다. 카페 빈둥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 

 고등학교 때 알았다. 함양에 그런 공간이 없었는데 색다른 카페였다. 친구들과 보드게임도 하고. 지금도 파는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파스타를 팔아서 매일 밥 먹으러 가기도 하고. 나에게는 편한 공간이었다. 알바 쉬는 날에 딱히 할 게 없으니까 자주 갔었다.

 그러고 보면 청소년이 갈 데가 없는 것 같다. 함양 고등학생들은 뭐 하고 놀까? 

 요즘은 여자애들은 동전노래방이나 카페, 남자애들은 피시방이 아닐까. 

 그럼 20대 초반인 찬송 씨 또래는 뭐 하고 노나? 

 주말에 술 먹고 영화 보러 진주, 대전, 대구 등 큰 도시로 가는 것 같다.   

 함양에 문화공간이 늘어나면 좋을 것 같은데… 

 함양에서 할 만한 게 없긴 한데 막상 생기면 갈까 싶기도 하다. 없는 대로 잘 사는 것 같기도 하고. 

 

 함양에도 귀농귀촌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곳에 어떤 매력이 있어서 오는 걸까? 함양에서 나고 자란 입장에서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쉬러 오는 것 같다. 공기도 좋고. 도시 생활은 빡빡하고 힘들 수 있는데 여기 와서 농사짓고 살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농사짓고 사는 한 친구는 본인 집도 짓고 돈도 잘 버는 것 같더라. 친구들한테 양파 같은 것도 많이 나눠 줄 정도로 농사를 크게 짓는 데 멋있었다. (웃음) 

 그 친구 보면서 농사도 지어보고 싶었겠다. 

 농사일을 잘 모르니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냥 농사 짓고 사는 것도 괜찮구나 하는 생각만 했었다.  (웃음) 

 젊은 사람이 농사짓는다고 하면 좋은 시선도 있지만 안 좋은 시선도 있다.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면 충분히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싫어하면 어쩔 수 없지만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 되는 거니까. 

 함양에도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도시로 많이 나갈 텐데 주로 어디로 가나? 왜 나갈까? 

 구미, 천안, 대전, 대구, 부산 등 여기저기 가는 것 같다. 함양은 좁고 거기서 거기인 느낌이 있는데 도시 나가면 배우는 것도 있고 시야가 넓어지는 게 있는 것 같다. 내 친구들도 나보고 함양에 있지 말고 나가보면 어떻겠냐고 자주 얘기한다. 나가서 많이 다니고 사람도 많이 만나보라고, 도시에서 생활하다가 다시 들어오는 것도 괜찮다고, 본인이 나가서 사는데 너무 좋다고 했다.

 그 친구분은 도시 생활에 만족하나 보다. 그럼 친구의 권유에 찬송 씨는 뭐라고 대답하나? 

 생각은 하지만 실행에 못 옮기겠다고 한 것 같다. 나가는 것에 대해 겁이 많은 것 같다. 

 

 지금 하는 계속할 생각인가? 

 

 돈을 모으면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었는데 요새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월급쟁이가 낫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하고 싶은 일이 구체적으로 생길 때까지는 이 일을 계속할 것 같다. 내 가게를 차리고 싶은데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어떤 가게를 차리고 싶나?  

 아직 생각만 하고 있다. 식당은 자기 시간이 많이 없는 것 같아 힘들 것 같고, 술집은 너무 피곤할 수도 있을 것 같고, 키즈카페는 초기자금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 안 되겠고… (웃음) 적당히 벌고 편하게 살 수 있는 내 가게를 만들어 살고 싶다. 하지만 장사가 안되면 그렇게 못 사는 거니까. 아직 젊으니 조금 더 생각하고 돈도 벌어보고 싶다.

 정부에서 청년 창업지원이 많은데 받고 싶은 지원이 있다면?  

 창업 지원 말은 들어봤지만 뭐가 있는지는 모른다. 찾아본 적도 없고. 아직 지원을 받고 싶은 생각보다 어느 정도 모은 돈으로 빚은 안 내는 범위 안에서 시작하고 싶다.

 유대 관계가 많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도 있을 것 같은데.   

 딱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기보다 있는 사람에게 잘하고 싶다. (웃음) 새로운 사람을 만날 접점이 없긴 하다. 청년들이 모이는 독서모임이 있지만 일 마치고 가기엔 시간이 안 돼서 못 가고. 

 

 앞으로 계획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친구랑 같이 생각하고 있는데 스물여섯 살쯤 가게를 내고 싶다. 친구가 남편과 함께 치킨집을 하는데 잘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남편분이 우리 보고 해보고 싶은 거 있으면 투자 지원하겠다고 해서 솔깃하고 있다. (웃음) 아무튼 그때까지 돈 열심히 모으고 싶다.  

 친구와 동업을 하는 것은 큰 계획인 것 같다.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지만 서로 일하는 것도 봐왔고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혹시 인생의 목표라던가 이렇게 살고 싶다 하는 방향이 있다면? 

 너무 힘든 생활을 겪어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적당히 힘든 건 면역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중에 잘 되겠지 하면서 넘어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직 어리긴 하지만 이것저것 하고 싶은 걸 해보고 싶다. 시도하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니까. 시도하고 그만둬도 또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 

 

(끝) 

 

 
 

 

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시리즈


남원 구도심에 자리한 책방 '알아가는 책가게'의 매니저 조아라가 지리산을 둘러싼 구례군, 남원시,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20-30대 청년 16인을 만났다.

 

청년들은 지역에 뿌리박고 자라난 토박이기도 하고, 도시에서 귀촌을 하여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도중이기도 하다. 게스트하우스를 꾸리며 예술을 하는 청년도 있는가 하면,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며 특산물 농사를 짓는 청년도 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지역에서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청년들과 나눈 일터와 일상, 고민과 기쁨의 이야기를 이곳에 풀어놓는다.

 

 

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시리즈 #11

 

김찬송 [20대 경상남도 함양군, 통신대리점 종사자 ] 

 

 

어느 드라마를 보다가 ‘사는 곳이 바뀌면 사는 방식이 달라진다.’라는 대사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살아온 장소와 그때의 나를 돌이켜보았다. 

 

태어난 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낼 때는 어서 스무 살이 되어 떠나고 싶었고

 

대학을 다닌 곳에서는 불만 가득한 아웃사이더처럼 갈팡질팡했었고

대학을 졸업해 떠난 곳에서는 다양한 문화를 만드는 사람을 만났고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는 새로운 문화를 알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사는 곳과 사는 방식이 마지막 퍼즐조각처럼 딱 맞춰진다면 그곳에서 평생 살 수 있을까? 아니면 퍼즐조각 맞추는 재미에 더 돌아다니며 살까? 

 

 

사는 곳마다 달라지는 삶이 나에게 맞는 것일까? 어디에 살아도 내 삶의 방식이 있는 것이 나을까? 정답 없는 물음이 늘어간다. 

 

 

그만큼 삶을 들여다본다고 생각하고 싶다.   

 

 

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열한 번째 

 

 

경상남도 함양에서 나고 자란 일 경험 많은 사람을 만났다. 

 

 

 

조아라(이하:조)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찬송(이하:김) 이름은 김찬송이다. 어릴 때 찬송가 관련 별명이 많았다. 나이는 스물네 살. 함양에서 일하면서 살고 있다. 

 언제부터 일하기 시작했나? 

 중3 때부터 알바를 했다. 집 근처 식당에서 가끔 서빙 일로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한 식당에서 3년 동안 계속 일했다. 그리고 중간에 다른 일도 했다. 그래서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 돈을 모으면서 편하게 썼다. 알바는 정말 많이 한 것 같다.

 알바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가족이 많다. 나는 4남 1녀 중 넷째다. 용돈을 많이 못 받아서 알바를 시작했는데 돈 모으는 재미도 있고, 일하면서 사회도 배우고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서 계속한 것 같다. 

 알바를 하고 싶어도 선뜻 할 수 있는 때가 아니었을 텐데… 

 처음 일한 곳이 저희 엄마 지인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 식당 사장님이 바쁜데 일할 사람이 부족하니 서빙을 도와달라고 해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른 남매도 알바를 했나?  

 주로 오빠들은 공부한 것 같고, 남동생은 고등학교 때 알바를 조금 했었던 것 같고. 내가 알바를 많이 한 것 같다. 

 딸이 한 명이라 부모님이 더 챙겨줬을 것 같은데... 

 그러진 않았다. 그렇다고 안 챙겨주신 것도 아니고. 부모님이 바쁘시다 보니 각자 생활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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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에서 나고 자라 이제껏 떠나지 않고 지내온, 김찬송 님)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통신 대리점에서 휴대폰 판매 일을 하고 있다.  

 대리점 규모가 큰 것 같다. 

 2년 전에 장사가 잘되는 대리점에서 1년 전에 새로 오픈한 대리점으로 옮겨 일하고 있다. 단골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평균 정도 매출이 나오는 것 같다. 

 하루에 거의 10시간 일하는데... 

 처음 일할 때는 9시부터 7시까지였는데 두 대리점 관리를 하다 보니 시간이 늘었다. 시간대는 조절하고 싶다.  

 일의 만족도는 어떤가?

 아무래도 사람 대하는 서비스 일이니까 말을 막하는 손님 대할 때면 스트레스받고 그랬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요령이 조금 생기고 새로운 일 배우는 재미도 있고. 그냥 괜찮은 것 같다.  

 어떻게 그 일을 구했나? 

 친구가 일한 곳이기도 했고, 대리점 사장님도 원래 알고 있었다. 사장님이 나 보고 성실하게 일하는 거 알고 있다며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을 하셨다. 처음에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제안받은 월급이면 함양에서 괜찮겠다 싶어서 일하게 됐다. 

 일하면서 배우는 게 있다면? 

 판매 업무도 배우고 또 사람 대하는 방법이 예전보다 달라지는 것 같다. 확실히 청소년 때 했던 알바와는 다른 느낌이다. 

 쉬는 날은 언제인가?

 한 달에 네다섯 번 쉰다. 

 적은 편 아닌가? 

 그만큼 돈 주니까. (웃음) 

 스트레스는 무엇으로 해소하나? 

 나는 단순해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괜찮아진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크게 신경을 안 쓰고 싶은 것 같다. 계속 여기서 살 수도 있으니까 웬만해서는 적을 안 만들고 싶기도 하고.

 일과가 어떻게 되나? 

 아침에 9시쯤 일어나서 출근 준비하고 10시부터 저녁 8시 반까지 일하고 집에 들어오면 집안일을 한다. 내가 사는 집을 구할 때 처음엔 혼자 살다가 아는 분 소개로 여자 고등학생 두 명과 같이 살고 있다. 고등학생이니까 챙겨줘야겠다 싶어 퇴근하고 와서 식사를 차리기도 하는 등 이런저런 집안일 하면 새벽 1시쯤 자는 것 같다. 

 하숙인 셈이다. 

 같이 사는 애들이 하숙집 아줌마라고 한다. (웃음) 같이 사니까 혼자 있는 것보다 덜 외롭다. 물론 스트레스받기도 하지만 그 친구들도 마찬가지 일테니까 맞춰가면서 잘살고 있다. 

 하숙비도 받고 있나? 

 받는데 그 돈은 집 월세로 나간다. 

 주 수입과 부 수입이 있는 건데 어렸을 때부터 돈을 벌어 어떻게 쓰고 모으겠다는 경제적 계획을 세웠었나?  

김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는 건 아니다. 고정 비용이 나가면 나머지 내가 쓰는 건데 그중에 반 정도는 모아야지 생각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돈을 벌어서 그런지 편하게 생활하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 하지만 돈을 많이 모으진 않았다. 신용카드를 많이 써서 적금 깬 적도 있고. 그래서 카드 하나를 없앴다. 그런데 그렇게 많이 써보는 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어디에 주로 쓰나? 

 친구들과 노는 데 쓰기도 하고 맛있는 거 먹는 걸 좋아해서 먹는 데 많이 쓴다. (웃음) 쇼핑도 하고. 특히 먹고 싶은 건 참지 않는 편이다. 예전에 먹고 싶은 것도 참고, 알바도 많이 하면서 돈을 나름 많이 모았는데 그 돈을 나한테 못 쓴 적이 있었다. 억울하더라. 그때를 계기로 생각을 바꿨다. 돈을 조금 모아도 내가 번 돈은 나를 위해 쓰기로 했다. 

 돈 모으는 사람 따로 있고 돈 쓰는 사람 따로 있다는 말을 지인한테 들었었다. 

 맞는 말이다. 

 

 함양에서 태어나고 쭉 자란 거로 들었다. 함양에 살아서 좋은 점이 있다면? 

 

 아는 사람이 많아서 좋다. 어릴 때부터 알바하며 만난 사람도 많고 육상특기생으로 학교를 들어가서 운동하는 사람도 알고, 지인의 지인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렇게 어울리면서 잘 얻어먹기도 하고, 나도 동생들 잘 사주고. (웃음) 단점도 있다. 행동을 잘못하면 여러 말이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 점 빼면 함양 좋은 것 같다. 

 나는 고향에서 나고 자랄 때 스무 살 되면 떠나야지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함양을 벗어나고 싶은 적은 없었나? 

 있었는데 막상 나가면 잘 살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지금이 만족스러워서 나가고 싶지 않을 것일 수도 있고. 내가 이곳에서 이 정도 돈 벌면서 편하게 친구들 만나고 지내는 생활이 나가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포기했다. 

 나간다면 어디로 가고 싶었나? 

 세종시에 사는 첫째 오빠가 오라고 했었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는 것보다 가족이 있는데 가고 싶었다. 하지만 가서 정확하게 내가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르니까 안 갔다. 더 큰 곳으로는 부산도 가고 싶었지만, 유흥 문화가 많아 너무 놀 것 같아서 안 갔다. 

 함양에 친구들이 많나? 아니면 함양 외에 나간 친구들이 많나? 

 나간 사람도 있고 안 나간 사람도 있고. 대학 다니는 친구도 있고, 대학 다닐 때 왔다 갔다 하면서 아예 나간 친구도 있고, 그리고 결혼한 애도 있고 다른 지역에서 회사 다니는 애들도 있고. 다양한 편이다. 

 친하게 지내는 또래들이 있어서 좋겠다. 편하게 터놓고 얘기하는 친구가 없으면 아무리 아는 사람이 많아도 힘들 것 같다. 

 자주 만나고 놀 사람이 있어서 좋다. 함양 오면 나를 찾아주는 친구도 있고. 

 고향이 편한가 보다. 

 아직은. (웃음) 

 

 일하면서 교류하는 또래라던지, 그룹이 있다면? 

 

 친구, 동네 이모 삼촌들. 다양하게 만나는 편이다. 운동하는 친구, 어른도 많이 알고, 학교 친구, 후배 등 다양하게 보는 것 같다.

 만나서 주로 어떤 얘기 나누나? 

 친구와는 사는 이야기 나누고, 동생들과는 재밌게 술 먹고, 어른들과는 이야기 들으면서 배우는 게 많다. 

 찬송 씨를 섭외를 도와주신 분이 커뮤니티 카페 빈둥 사장님을 통해서였다. 카페 빈둥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 

 고등학교 때 알았다. 함양에 그런 공간이 없었는데 색다른 카페였다. 친구들과 보드게임도 하고. 지금도 파는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파스타를 팔아서 매일 밥 먹으러 가기도 하고. 나에게는 편한 공간이었다. 알바 쉬는 날에 딱히 할 게 없으니까 자주 갔었다.

 그러고 보면 청소년이 갈 데가 없는 것 같다. 함양 고등학생들은 뭐 하고 놀까? 

 요즘은 여자애들은 동전노래방이나 카페, 남자애들은 피시방이 아닐까. 

 그럼 20대 초반인 찬송 씨 또래는 뭐 하고 노나? 

 주말에 술 먹고 영화 보러 진주, 대전, 대구 등 큰 도시로 가는 것 같다.   

 함양에 문화공간이 늘어나면 좋을 것 같은데… 

 함양에서 할 만한 게 없긴 한데 막상 생기면 갈까 싶기도 하다. 없는 대로 잘 사는 것 같기도 하고. 

 

 함양에도 귀농귀촌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곳에 어떤 매력이 있어서 오는 걸까? 함양에서 나고 자란 입장에서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쉬러 오는 것 같다. 공기도 좋고. 도시 생활은 빡빡하고 힘들 수 있는데 여기 와서 농사짓고 살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농사짓고 사는 한 친구는 본인 집도 짓고 돈도 잘 버는 것 같더라. 친구들한테 양파 같은 것도 많이 나눠 줄 정도로 농사를 크게 짓는 데 멋있었다. (웃음) 

 그 친구 보면서 농사도 지어보고 싶었겠다. 

 농사일을 잘 모르니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냥 농사 짓고 사는 것도 괜찮구나 하는 생각만 했었다.  (웃음) 

 젊은 사람이 농사짓는다고 하면 좋은 시선도 있지만 안 좋은 시선도 있다.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면 충분히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싫어하면 어쩔 수 없지만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 되는 거니까. 

 함양에도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도시로 많이 나갈 텐데 주로 어디로 가나? 왜 나갈까? 

 구미, 천안, 대전, 대구, 부산 등 여기저기 가는 것 같다. 함양은 좁고 거기서 거기인 느낌이 있는데 도시 나가면 배우는 것도 있고 시야가 넓어지는 게 있는 것 같다. 내 친구들도 나보고 함양에 있지 말고 나가보면 어떻겠냐고 자주 얘기한다. 나가서 많이 다니고 사람도 많이 만나보라고, 도시에서 생활하다가 다시 들어오는 것도 괜찮다고, 본인이 나가서 사는데 너무 좋다고 했다.

 그 친구분은 도시 생활에 만족하나 보다. 그럼 친구의 권유에 찬송 씨는 뭐라고 대답하나? 

 생각은 하지만 실행에 못 옮기겠다고 한 것 같다. 나가는 것에 대해 겁이 많은 것 같다. 

 

 지금 하는 계속할 생각인가? 

 

 돈을 모으면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었는데 요새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월급쟁이가 낫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하고 싶은 일이 구체적으로 생길 때까지는 이 일을 계속할 것 같다. 내 가게를 차리고 싶은데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어떤 가게를 차리고 싶나?  

 아직 생각만 하고 있다. 식당은 자기 시간이 많이 없는 것 같아 힘들 것 같고, 술집은 너무 피곤할 수도 있을 것 같고, 키즈카페는 초기자금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 안 되겠고… (웃음) 적당히 벌고 편하게 살 수 있는 내 가게를 만들어 살고 싶다. 하지만 장사가 안되면 그렇게 못 사는 거니까. 아직 젊으니 조금 더 생각하고 돈도 벌어보고 싶다.

 정부에서 청년 창업지원이 많은데 받고 싶은 지원이 있다면?  

 창업 지원 말은 들어봤지만 뭐가 있는지는 모른다. 찾아본 적도 없고. 아직 지원을 받고 싶은 생각보다 어느 정도 모은 돈으로 빚은 안 내는 범위 안에서 시작하고 싶다.

 유대 관계가 많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도 있을 것 같은데.   

 딱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기보다 있는 사람에게 잘하고 싶다. (웃음) 새로운 사람을 만날 접점이 없긴 하다. 청년들이 모이는 독서모임이 있지만 일 마치고 가기엔 시간이 안 돼서 못 가고. 

 

 앞으로 계획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친구랑 같이 생각하고 있는데 스물여섯 살쯤 가게를 내고 싶다. 친구가 남편과 함께 치킨집을 하는데 잘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남편분이 우리 보고 해보고 싶은 거 있으면 투자 지원하겠다고 해서 솔깃하고 있다. (웃음) 아무튼 그때까지 돈 열심히 모으고 싶다.  

 친구와 동업을 하는 것은 큰 계획인 것 같다.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지만 서로 일하는 것도 봐왔고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혹시 인생의 목표라던가 이렇게 살고 싶다 하는 방향이 있다면? 

 너무 힘든 생활을 겪어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적당히 힘든 건 면역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중에 잘 되겠지 하면서 넘어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아직 어리긴 하지만 이것저것 하고 싶은 걸 해보고 싶다. 시도하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니까. 시도하고 그만둬도 또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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