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시리즈
남원 구도심에 자리한 책방 '알아가는 책가게'의 매니저 조아라가 지리산을 둘러싼 구례군, 남원시,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20-30대 청년 16인을 만났다. 청년들은 지역에 뿌리박고 자라난 토박이기도 하고, 도시에서 귀촌을 하여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도중이기도 하다. 게스트하우스를 꾸리며 예술을 하는 청년도 있는가 하면,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며 특산물 농사를 짓는 청년도 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지역에서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청년들과 나눈 일터와 일상, 고민과 기쁨의 이야기를 이곳에 풀어놓는다. |
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시리즈 #13
김경남 [30대 전라남도 구례군, 카페 루씨살롱 운영 ]
장연황 [30대 전라남도 구례군, 카페 루씨살롱 운영 & 농협 근무]
아마도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 행복하기 위해 사는 사람일 것이다.
어느 책에서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과연 내가 ‘행복하다’라고 느낄 때는 언제일까?
.
.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때
푹 자고 일어나 맛있는 커피를 내려 마실 때
산책 중 우연히 개성 있는 공간을 발견할 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일을 인정해줄 때
하루를 뿌듯하게 보내며 맥주를 마실 때
내가 생각한 걸 내가 만들어 낼 때
키우는 식물에서 새순이 나올 때
길냥이가 나를 아는 척할 때
가족과 좋은 추억을 쌓을 때
목적 없이 그림을 그릴 때
먹고 싶은 걸 먹을 때
멋진 하늘을 볼 때
.
.
.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이 행복한 순간들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작은 것에 감사하는 수도자의 마음까진 못 미치더라도 작은 것에 더 자주 행복해하고 싶다.
비단 나만의 희망사항은 아닐 것이다.
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열세 번째
전라남도 구례에서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부부를 만났다.
조아라(이하:조)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경남(이하:김) 작년 11월에 구례로 와서 이제 반년 조금 넘었다. 조그맣게 카페, 작업실 겸 편집샵을 운영하고 있다. 김경남이라고 한다. (웃음)
장연황(이하:장) 나이는 서른여섯, 이름은 장연황이다. 고향이 구례다. 20년 살다가 외지에 살고 싶어서 서울, 순천에서 살다 작년까지 제주도에서 5년 정도 살고 고향으로 왔다.
조 전국구로 살았다.
김 나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조 두 분이 만난 접점은 어디였나?
김&장 제주도.
김 나는 서울에서 대학 다니고 회사 생활하다가 제주도에 살아보고 싶어서 내려갔다. 5년 살았다. 그때도 작은 카페를 하고 있었는데 손님으로 남편을 만났다. 2년 반 사귀고 결혼했다. 지금 안고 있는 나리(반려견)도 제주도에서 가정분양으로 만났다.
조 그럼 결혼도 제주도에서 하고 구례로 왔나?
김 제주도에서 결혼하고 싶었는데 부모님 가족들이 구례에 많이 계셔서 구례에서 했다.
제주도에서 살까 했었지만 사람이 많아 오니 집값과 가게 임대료가 너무 많이 올라서 다른 곳을 생각하다가 구례로 오게 되었다. 남편이 6개월 정도 먼저 와서 직장을 잡았고, 그사이에 나는 제주도와 구례를 왔다 갔다 하면서 나름 시장조사를 했다. 귀촌한 분들, 여행객들이 있는 걸 보고 여기에 카페를 차려도 손님으로 올 수 있는 분들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
조 그때가 언제였나?
김 결혼을 작년 11월에 했고 남편은 결혼 전 3월에 와 있었다. 제주도도 좋았지만 구례도 조용하고 괜찮을 것 같아 살아보기로 했다.

구례에서 루씨살롱을 운영 중인 김경남(우), 장연황(좌) 님
조 제주도는 각자 혼자 내려갔나?
장 나는 통장에 5만 원 갖고 내려갔다. (웃음) 서울에서 일해도 돈이 안 모이네, 그럼 제주도도 마찬가지겠네 하는 생각으로 갔다.
조 난 정말 초조해할 것 같다.
김 남편이 무대포 정신이 있다. 반대로 나는 계획적이다. 지금 내가 가진 돈은 이 정도니까 이걸 안 까먹기 위해서 뭘 해야 할까 생각하고 내려갔고 가서도 계속 생각하고.
조 서로가 보완재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제주도에서 두 분은 뭐하셨나?
김 작은 카페를 운영했었고, 미술관 카페 매니저로 일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회사 다닐 때는 홍보마케팅 쪽 일을 했지만 꿈이 내 카페를 차리는 것이어서 회사 그만두고 카페 알바를 시작으로 일을 배웠다.
장 나는 제주도에서 호텔 수영장 매니저 일을 했다.
조 두 분의 일의 종류가 다르다.
장 그렇다. 나는 지금도 커피를 못 내린다. 카페 청소와 시설을 맡고 있다.
김 내가 머릿속에 있는데 못하는 것을 남편이 해준다. 남편이 제주도에서 목수 일을 배웠다.
조 중요한 기술을 배웠다. 연황씨는 구례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장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일하고 있다. 카페 일, 반려견 봐주는 일도 틈틈이 하고 있어서 세 가지 일을 한다. 애견사업을 하고 싶어서 공부하고 있다.
조 그럼 두 분이 구례로 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장 결혼이라고 생각한다.
김 우리가 제주도에 살 때는 아는 사람도 없었고, 도와줄 사람도 없어서 우리 힘으로 다 해야 한다는 게 힘들었다. 구례는 나에게는 생소하지만 남편의 고향이기도 하고 가족들이 살고 있으니까 가게와 집을 구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조 경남 씨는 고향이 어딘가?
김 서울이다. 부모님은 경상도에 사시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일 때문에 학교를 많이 옮겨 다녀서 그런가, 낯선 곳에 사는 것에 대해 두렵지 않았다. 남편 성향도 새로운 곳에 사는데 두려워하지 않더라. 그런 점이 닮았다.
조 시댁이 있는 곳으로 오기가 조금... (웃음)
장 오히려 내가 싫어했다.
김 (웃음) 시부모님이 우리 일에 깊게 관여하는 스타일이 아니시다. 도와줄 때 도와주면서 편하게 대해 주신다. 그리고 우리는 읍내 살지만 시부모님은 화엄사 쪽에 사시니까 거리도 있는 편이다. 시어머니는 여전히 일하시고 바쁘시다.
조 두 분의 일과가 어떻게 되나?
김 나는 카페 오픈 시각인 11시 30분보다 일찍 와서 준비하고 가게 일하고 저녁 9시 반에 문 닫고 퇴근한다. 덜 피곤하면 오픈 전에 남편과 걷거나 운동하고. 카페는 화, 수 쉬고 주 5일 연다.
장 3교대인데 아침 출근을 기준으로 보면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 반 퇴근하고 카페로 올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김 혼자 카페와 편집샵을 하니까 남편 손이 필요할 때가 많다. 손님 응대를 하다 보면 못 하는 일이 있어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남편이 와서 카페 일을 도와준다.
조 카페 쉬는 날을 화, 수로 정한 이유가 있나?
김 여기 와서 카페 일을 해도 꼭 주 5일을 하고 싶었다. 예전에 카페 직원으로 일할 때 주 6일 근무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언제 쉴까 생각하다가 구례도 관광지다 보니까 주말은 가게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근처 카페들이 월요일에 많이 쉬니까 우리는 월요일에 올 수 있는 카페로 하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쉬는 날이 화, 수가 되었다. 쉬면서 가보고 싶은 주변 지역에 가보기도 하고.
조 카페는 언제 열었나?
김 올해 3월 중순부터 가오픈하고 4월에 오픈했다.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추위가 풀린 1월 말부터 페인트부터 손수 우리가 준비했다. 남편은 근무하면서 쉬는 날에 도와주고.
조 직장, 결혼, 자영업까지 짧은 기간 안에 착착 진행된 것 같다.
김 남편이 먼저 여기 왔을 때부터 내가 여기 오면 뭘 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면서 큰 그림을 그렸다. 우리는 아이 계획도 있지만 당장은 아니니까 내 일을 하고 싶었다. 카페를 내고 싶어 구례 올 때마다 장소보고 괜찮은 장소를 발견하고 준비를 했다.

조 두 사람의 생활 균형을 맞춰가는 것 같다. 나는 책가게를 운영하면서 손님이나 지인들로부터 조용한 곳에 와서 하고 싶은 거 해서 좋겠다, 부럽다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두 분도 이상적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은데 어떤가?
김 맞다. 손님들한테 많이 들었다. 내가 혼자 제주도에서 살 때는 먹고 살아야 하니까 생계를 위해서 카페를 운영했다. 그러다 보니 손님이 없는 날은 조급함도 생기고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런 착오가 있었기 때문에 손님이 없어도 우리가 여유로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둘 중 하나는 고정 수입이 있어야 할 거고, 둘 다 하고 싶은 공부는 할 수 있게 서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그런 계획을 세우니까 마음이 편해지고 카페 손님들도 기대보다 많이 오는 것 같아서 좋다. 혼자 온 손님이 커피 한잔으로 오래 있다 가도 내가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괜찮더라. 더 오래 있어도 상관없고. 만약 오직 카페 일이 생계라면 그런 손님이 미워 보일 수 있을 텐데 그게 아니니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하고 싶어서 하는 일로 만드니까 걱정을 덜 하는 편이다.
조 연황씨는 어떻게 생각하나?
장 나는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와이프, 오늘 말 많이 하네.
김 (웃음) 남편은 말이 적은 스타일이다. 그래서 발란스가 맞는 것 같다.
조 경남 씨는 본인의 꿈을 이룬 셈인데, 원하는 카페 일을 하기까지 과정을 알려준다면?
김 중간중간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쨌든 안정된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연봉도 깎으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준비한 거니까. 하지만 그 시간이 없었으면 지금이 없었을 것 같다. 알바처럼 시작했지만 열심히 해서 금방 점장도 되면서 원하는 일을 할 기회가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주인공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고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거라는 말이 나에게도 해당한다. 카페 일을 하고 싶기도 했지만 누구 밑에서 직장 생활 하는 게 조금 힘들었다. 그렇게 안 하려다 보니까 이 일을 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장 우리는 항상 버킷리스트를 쓴다. 하고 싶은 게 많으니까 우선순위를 정하고 집중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
조 여기 와서 교류하는 분은 어떤 분들인가?
김 카페 손님으로 오신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주로 우리 또래의 귀촌하신 분들을 만나는 것 같다.
조 모이면 뭐하나?
김 손님 중에 그림책 모임을 제안해서 시작했는데 대여섯 명 정도 모이고 있다. 친해져서 근교에 여행도 가고 술자리도 가지면서 지내고 있다.
조 지역에 사는 청년, 귀촌한 청년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구례에 있나?
장 있지만 제도적으로 단점이 있다고 생각한 게 뭐냐면 도시에서 시골로 오는 경우만 이사비나 그런 것들을 지원해주더라. 시골에서 시골로 오면 지원을 안 해준다.
김 우리 같이 귀촌한 사람이 카페를 한다고 할 때 외지에서 와서 돈을 벌고 나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이런 게 생겨 여행객들이 더 오면 지역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면도 있는데…
조 청년이 자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이 뭐라고 생각하나?
김&장 집이다.
장 구례는 곡성, 남원 보다 확실히 집이 적은 것 같다. 반면에 시골에는 자동차가 많다. 그래서 있는 집 허물고 주차장을 만들더라. 오래된 주거지역이 사라지는 게 아쉽다.
김 집을 쉽게 구할 줄 알았는데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았다. 시골살이하려고 온 거라 도시처럼 빌라나 아파트에 살고 싶지 않았지만 본 집 중에 고르다 보니 빌라에 산다. 사람과 집을 부동산중개인 말고 이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지원센터도 없고, 누구한테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어디를 가야 하는지 인터넷을 찾아봐도 모르겠더라.
조 집 외에 이런 게 있으면 좋겠는데 하는 것이 있다면?
김 제주도에서 살 때는 우리보다 앞선 귀촌 선배들이 많아서 그분들한테 사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는 언니는 달방을 하면서 귀촌하고 싶은 30대 이상 여자 대상으로 방도 빌려주고, 일자리, 사람을 연결해 주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려는 분들도 많았다. 그리고 제주도 내 시골이라도 배울 것도 많고 문화 공연도 많았다. 그런데 여기는 베이킹을 배우려고 해도 순천을 가야 할 정도로 선택의 폭이 좁다. 그래서 남편이랑 배울 수 있는 걸 찾으려고 쉬는 날에 근처 도시로 나가는 것도 있다. 귀촌은 했지만 이곳에 안주하기보다 발전하고 싶다.
조 계속 자극받고 싶은 것 같다.
김 예를 들어 디저트 같은 것도 계속 자극받고 배우면 고급스러운 디저트를 만들면 여기 카페 손님도 맛볼 수 있는 것처럼 속도가 느릴 수 있지만 발전하고 싶다. 우리는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른 데서도 살아보고 싶으니까.
조 많지는 않지만 청년이 시골로 오는 이유는 뭘까?
김 우리가 왔던 이유기도 하는데, 도시에 살면 현실적으로 팍팍하고 어렵고 진짜 내 집을 장만하려면 평생 일해도 못 살 것 같았다. 그렇게까지 도시에서 살고 싶지 않더라. 금전적인 여유까진 아니더라도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데 그냥 한달 한달 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도시가 아니더라도 상관없으니 같은 돈이라도 더 여유롭게 누리고 싶어서 시골로 오는 게 아닐까 싶다.
조 반대로 그럼 왜 도시에 갈까? 팍팍한 생활을 알면서도 도시에 살려고 하는 이유가 뭘까?
김 카페 손님 중에 구례에 사는 20대 청년들과 얘기해보면 여기서 할 수 있는 직업이 한정적인 것 같다. 우리처럼 자영업을 하거나 농사 짓거나, 공무원 정도. 대학에서 문예창작과를 공부했는데 여기서 그 전공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다양한 일자리를 찾으러 도시로 가는 것 같다. 부모님들도 도시로 나가라고 하시니까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광주, 순천으로 많은 것 같다. 우리도 그랬지만 한번 서울이나 도시를 가보면 비교를 할 수 있다. 도시가 본인과 잘 맞을 수도 있고 여긴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조 3월에 오픈해서 5개월 정도 지났는데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나?
김 남편과 얘기했지만 이 일은 내 인생에서 오래 하고 싶은 일이다. 할머니가 되어도 할 수 있으니까 유명해지기보다 우리 속도에 맞춰서 가고 싶다. 지금 잘 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자주 오는 단골도 생겼고 여행객들도 찾아 와주시고.
장 너무 많이 오면 힘들다. (웃음)
김 맞다. (웃음)
조 앞으로 계획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장 반려견 관련 일을 하고 싶다. 내가 힘들 때 반려견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와이프와 반려견과 함께할 때는 내 시간이 아깝지 않다.
김 우리가 나리(반려견)을 데리고 여행 가면 숙소 찾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강아지랑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숙소를 만들어보고 싶다. 여기도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이 있으니 충분히 될 거라고 생각한다.
조 롤모델 혹은 나에게 자극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장 와이프는 멘토가 많다.
김 멘토는 있어도 롤모델은 없는 것 같다. 어떤 사진을 봤는데 어느 노부부가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후쿠오카에 있는 카페인데 꼭 가보고 싶다. 그 모습처럼 나도 나중에 할머니가 되어도 함께 나이 든 동네 단골을 위해 커피를 내려주고 싶다. 나이 들어도 예쁘게 차려입고 마당 정원도 가꾸면서 살고 싶다. 꼭 구례가 아니고, 도시가 될 수 있고 다른 나라가 될 수 있지만. 시골적인 것, 도시적인 것을 조화롭게 만들고 싶다.
조 또 어디 어디 살아보고 싶나?
김 제주는 다시 한번 가고 싶다. 우리는 제주가 싫어서 온 게 아니니까, 나중에 기회 되면 남편과 가고 싶다. 나는 도시도 좋아해서 서울에서도 살아보고 싶고. 그리고 프랑스 파리. 세 번 갔었는데 남편과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내년에도 가고 싶다. 돈을 벌어야 한다. (웃음) 귀촌하면 적게 돈 벌어도 만족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많이 벌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여러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 살고 싶은 도시도 갈 수 있으니까.
장 사는 곳을 옮길 때 제일 중요한 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를 생각하는 것. 그걸 아는 게 시작인 것 같다. 그것만 알면 통장에 5만 원만 있어도 옮길 수 있다. (웃음)
(끝)
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시리즈
남원 구도심에 자리한 책방 '알아가는 책가게'의 매니저 조아라가 지리산을 둘러싼 구례군, 남원시,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20-30대 청년 16인을 만났다.
청년들은 지역에 뿌리박고 자라난 토박이기도 하고, 도시에서 귀촌을 하여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도중이기도 하다. 게스트하우스를 꾸리며 예술을 하는 청년도 있는가 하면,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며 특산물 농사를 짓는 청년도 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지역에서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청년들과 나눈 일터와 일상, 고민과 기쁨의 이야기를 이곳에 풀어놓는다.
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시리즈 #13
김경남 [30대 전라남도 구례군, 카페 루씨살롱 운영 ]
장연황 [30대 전라남도 구례군, 카페 루씨살롱 운영 & 농협 근무]
아마도 나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 행복하기 위해 사는 사람일 것이다.
어느 책에서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과연 내가 ‘행복하다’라고 느낄 때는 언제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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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때
푹 자고 일어나 맛있는 커피를 내려 마실 때
산책 중 우연히 개성 있는 공간을 발견할 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일을 인정해줄 때
하루를 뿌듯하게 보내며 맥주를 마실 때
내가 생각한 걸 내가 만들어 낼 때
키우는 식물에서 새순이 나올 때
길냥이가 나를 아는 척할 때
가족과 좋은 추억을 쌓을 때
목적 없이 그림을 그릴 때
먹고 싶은 걸 먹을 때
멋진 하늘을 볼 때
.
.
.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이 행복한 순간들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작은 것에 감사하는 수도자의 마음까진 못 미치더라도 작은 것에 더 자주 행복해하고 싶다.
비단 나만의 희망사항은 아닐 것이다.
지리산권 청년의 일과 삶 인터뷰 열세 번째
전라남도 구례에서 하고 싶은 것이 많은 부부를 만났다.
조아라(이하:조)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경남(이하:김) 작년 11월에 구례로 와서 이제 반년 조금 넘었다. 조그맣게 카페, 작업실 겸 편집샵을 운영하고 있다. 김경남이라고 한다. (웃음)
장연황(이하:장) 나이는 서른여섯, 이름은 장연황이다. 고향이 구례다. 20년 살다가 외지에 살고 싶어서 서울, 순천에서 살다 작년까지 제주도에서 5년 정도 살고 고향으로 왔다.
조 전국구로 살았다.
김 나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
조 두 분이 만난 접점은 어디였나?
김&장 제주도.
김 나는 서울에서 대학 다니고 회사 생활하다가 제주도에 살아보고 싶어서 내려갔다. 5년 살았다. 그때도 작은 카페를 하고 있었는데 손님으로 남편을 만났다. 2년 반 사귀고 결혼했다. 지금 안고 있는 나리(반려견)도 제주도에서 가정분양으로 만났다.
조 그럼 결혼도 제주도에서 하고 구례로 왔나?
김 제주도에서 결혼하고 싶었는데 부모님 가족들이 구례에 많이 계셔서 구례에서 했다.
제주도에서 살까 했었지만 사람이 많아 오니 집값과 가게 임대료가 너무 많이 올라서 다른 곳을 생각하다가 구례로 오게 되었다. 남편이 6개월 정도 먼저 와서 직장을 잡았고, 그사이에 나는 제주도와 구례를 왔다 갔다 하면서 나름 시장조사를 했다. 귀촌한 분들, 여행객들이 있는 걸 보고 여기에 카페를 차려도 손님으로 올 수 있는 분들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
조 그때가 언제였나?
김 결혼을 작년 11월에 했고 남편은 결혼 전 3월에 와 있었다. 제주도도 좋았지만 구례도 조용하고 괜찮을 것 같아 살아보기로 했다.
구례에서 루씨살롱을 운영 중인 김경남(우), 장연황(좌) 님
조 제주도는 각자 혼자 내려갔나?
장 나는 통장에 5만 원 갖고 내려갔다. (웃음) 서울에서 일해도 돈이 안 모이네, 그럼 제주도도 마찬가지겠네 하는 생각으로 갔다.
조 난 정말 초조해할 것 같다.
김 남편이 무대포 정신이 있다. 반대로 나는 계획적이다. 지금 내가 가진 돈은 이 정도니까 이걸 안 까먹기 위해서 뭘 해야 할까 생각하고 내려갔고 가서도 계속 생각하고.
조 서로가 보완재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제주도에서 두 분은 뭐하셨나?
김 작은 카페를 운영했었고, 미술관 카페 매니저로 일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회사 다닐 때는 홍보마케팅 쪽 일을 했지만 꿈이 내 카페를 차리는 것이어서 회사 그만두고 카페 알바를 시작으로 일을 배웠다.
장 나는 제주도에서 호텔 수영장 매니저 일을 했다.
조 두 분의 일의 종류가 다르다.
장 그렇다. 나는 지금도 커피를 못 내린다. 카페 청소와 시설을 맡고 있다.
김 내가 머릿속에 있는데 못하는 것을 남편이 해준다. 남편이 제주도에서 목수 일을 배웠다.
조 중요한 기술을 배웠다. 연황씨는 구례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장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일하고 있다. 카페 일, 반려견 봐주는 일도 틈틈이 하고 있어서 세 가지 일을 한다. 애견사업을 하고 싶어서 공부하고 있다.
조 그럼 두 분이 구례로 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장 결혼이라고 생각한다.
김 우리가 제주도에 살 때는 아는 사람도 없었고, 도와줄 사람도 없어서 우리 힘으로 다 해야 한다는 게 힘들었다. 구례는 나에게는 생소하지만 남편의 고향이기도 하고 가족들이 살고 있으니까 가게와 집을 구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조 경남 씨는 고향이 어딘가?
김 서울이다. 부모님은 경상도에 사시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일 때문에 학교를 많이 옮겨 다녀서 그런가, 낯선 곳에 사는 것에 대해 두렵지 않았다. 남편 성향도 새로운 곳에 사는데 두려워하지 않더라. 그런 점이 닮았다.
조 시댁이 있는 곳으로 오기가 조금... (웃음)
장 오히려 내가 싫어했다.
김 (웃음) 시부모님이 우리 일에 깊게 관여하는 스타일이 아니시다. 도와줄 때 도와주면서 편하게 대해 주신다. 그리고 우리는 읍내 살지만 시부모님은 화엄사 쪽에 사시니까 거리도 있는 편이다. 시어머니는 여전히 일하시고 바쁘시다.
조 두 분의 일과가 어떻게 되나?
김 나는 카페 오픈 시각인 11시 30분보다 일찍 와서 준비하고 가게 일하고 저녁 9시 반에 문 닫고 퇴근한다. 덜 피곤하면 오픈 전에 남편과 걷거나 운동하고. 카페는 화, 수 쉬고 주 5일 연다.
장 3교대인데 아침 출근을 기준으로 보면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 반 퇴근하고 카페로 올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김 혼자 카페와 편집샵을 하니까 남편 손이 필요할 때가 많다. 손님 응대를 하다 보면 못 하는 일이 있어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남편이 와서 카페 일을 도와준다.
조 카페 쉬는 날을 화, 수로 정한 이유가 있나?
김 여기 와서 카페 일을 해도 꼭 주 5일을 하고 싶었다. 예전에 카페 직원으로 일할 때 주 6일 근무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언제 쉴까 생각하다가 구례도 관광지다 보니까 주말은 가게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근처 카페들이 월요일에 많이 쉬니까 우리는 월요일에 올 수 있는 카페로 하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쉬는 날이 화, 수가 되었다. 쉬면서 가보고 싶은 주변 지역에 가보기도 하고.
조 카페는 언제 열었나?
김 올해 3월 중순부터 가오픈하고 4월에 오픈했다. 본격적으로 준비한 건 추위가 풀린 1월 말부터 페인트부터 손수 우리가 준비했다. 남편은 근무하면서 쉬는 날에 도와주고.
조 직장, 결혼, 자영업까지 짧은 기간 안에 착착 진행된 것 같다.
김 남편이 먼저 여기 왔을 때부터 내가 여기 오면 뭘 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면서 큰 그림을 그렸다. 우리는 아이 계획도 있지만 당장은 아니니까 내 일을 하고 싶었다. 카페를 내고 싶어 구례 올 때마다 장소보고 괜찮은 장소를 발견하고 준비를 했다.
조 두 사람의 생활 균형을 맞춰가는 것 같다. 나는 책가게를 운영하면서 손님이나 지인들로부터 조용한 곳에 와서 하고 싶은 거 해서 좋겠다, 부럽다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두 분도 이상적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은데 어떤가?
김 맞다. 손님들한테 많이 들었다. 내가 혼자 제주도에서 살 때는 먹고 살아야 하니까 생계를 위해서 카페를 운영했다. 그러다 보니 손님이 없는 날은 조급함도 생기고 심적으로 힘들었다. 그런 착오가 있었기 때문에 손님이 없어도 우리가 여유로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둘 중 하나는 고정 수입이 있어야 할 거고, 둘 다 하고 싶은 공부는 할 수 있게 서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그런 계획을 세우니까 마음이 편해지고 카페 손님들도 기대보다 많이 오는 것 같아서 좋다. 혼자 온 손님이 커피 한잔으로 오래 있다 가도 내가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괜찮더라. 더 오래 있어도 상관없고. 만약 오직 카페 일이 생계라면 그런 손님이 미워 보일 수 있을 텐데 그게 아니니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하고 싶어서 하는 일로 만드니까 걱정을 덜 하는 편이다.
조 연황씨는 어떻게 생각하나?
장 나는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와이프, 오늘 말 많이 하네.
김 (웃음) 남편은 말이 적은 스타일이다. 그래서 발란스가 맞는 것 같다.
조 경남 씨는 본인의 꿈을 이룬 셈인데, 원하는 카페 일을 하기까지 과정을 알려준다면?
김 중간중간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쨌든 안정된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연봉도 깎으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준비한 거니까. 하지만 그 시간이 없었으면 지금이 없었을 것 같다. 알바처럼 시작했지만 열심히 해서 금방 점장도 되면서 원하는 일을 할 기회가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주인공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고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거라는 말이 나에게도 해당한다. 카페 일을 하고 싶기도 했지만 누구 밑에서 직장 생활 하는 게 조금 힘들었다. 그렇게 안 하려다 보니까 이 일을 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장 우리는 항상 버킷리스트를 쓴다. 하고 싶은 게 많으니까 우선순위를 정하고 집중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
조 여기 와서 교류하는 분은 어떤 분들인가?
김 카페 손님으로 오신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주로 우리 또래의 귀촌하신 분들을 만나는 것 같다.
조 모이면 뭐하나?
김 손님 중에 그림책 모임을 제안해서 시작했는데 대여섯 명 정도 모이고 있다. 친해져서 근교에 여행도 가고 술자리도 가지면서 지내고 있다.
조 지역에 사는 청년, 귀촌한 청년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구례에 있나?
장 있지만 제도적으로 단점이 있다고 생각한 게 뭐냐면 도시에서 시골로 오는 경우만 이사비나 그런 것들을 지원해주더라. 시골에서 시골로 오면 지원을 안 해준다.
김 우리 같이 귀촌한 사람이 카페를 한다고 할 때 외지에서 와서 돈을 벌고 나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이런 게 생겨 여행객들이 더 오면 지역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면도 있는데…
조 청년이 자립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이 뭐라고 생각하나?
김&장 집이다.
장 구례는 곡성, 남원 보다 확실히 집이 적은 것 같다. 반면에 시골에는 자동차가 많다. 그래서 있는 집 허물고 주차장을 만들더라. 오래된 주거지역이 사라지는 게 아쉽다.
김 집을 쉽게 구할 줄 알았는데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았다. 시골살이하려고 온 거라 도시처럼 빌라나 아파트에 살고 싶지 않았지만 본 집 중에 고르다 보니 빌라에 산다. 사람과 집을 부동산중개인 말고 이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지원센터도 없고, 누구한테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어디를 가야 하는지 인터넷을 찾아봐도 모르겠더라.
조 집 외에 이런 게 있으면 좋겠는데 하는 것이 있다면?
김 제주도에서 살 때는 우리보다 앞선 귀촌 선배들이 많아서 그분들한테 사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는 언니는 달방을 하면서 귀촌하고 싶은 30대 이상 여자 대상으로 방도 빌려주고, 일자리, 사람을 연결해 주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려는 분들도 많았다. 그리고 제주도 내 시골이라도 배울 것도 많고 문화 공연도 많았다. 그런데 여기는 베이킹을 배우려고 해도 순천을 가야 할 정도로 선택의 폭이 좁다. 그래서 남편이랑 배울 수 있는 걸 찾으려고 쉬는 날에 근처 도시로 나가는 것도 있다. 귀촌은 했지만 이곳에 안주하기보다 발전하고 싶다.
조 계속 자극받고 싶은 것 같다.
김 예를 들어 디저트 같은 것도 계속 자극받고 배우면 고급스러운 디저트를 만들면 여기 카페 손님도 맛볼 수 있는 것처럼 속도가 느릴 수 있지만 발전하고 싶다. 우리는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른 데서도 살아보고 싶으니까.
조 많지는 않지만 청년이 시골로 오는 이유는 뭘까?
김 우리가 왔던 이유기도 하는데, 도시에 살면 현실적으로 팍팍하고 어렵고 진짜 내 집을 장만하려면 평생 일해도 못 살 것 같았다. 그렇게까지 도시에서 살고 싶지 않더라. 금전적인 여유까진 아니더라도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데 그냥 한달 한달 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도시가 아니더라도 상관없으니 같은 돈이라도 더 여유롭게 누리고 싶어서 시골로 오는 게 아닐까 싶다.
조 반대로 그럼 왜 도시에 갈까? 팍팍한 생활을 알면서도 도시에 살려고 하는 이유가 뭘까?
김 카페 손님 중에 구례에 사는 20대 청년들과 얘기해보면 여기서 할 수 있는 직업이 한정적인 것 같다. 우리처럼 자영업을 하거나 농사 짓거나, 공무원 정도. 대학에서 문예창작과를 공부했는데 여기서 그 전공을 살려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다양한 일자리를 찾으러 도시로 가는 것 같다. 부모님들도 도시로 나가라고 하시니까 꼭 서울이 아니더라도 광주, 순천으로 많은 것 같다. 우리도 그랬지만 한번 서울이나 도시를 가보면 비교를 할 수 있다. 도시가 본인과 잘 맞을 수도 있고 여긴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조 3월에 오픈해서 5개월 정도 지났는데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나?
김 남편과 얘기했지만 이 일은 내 인생에서 오래 하고 싶은 일이다. 할머니가 되어도 할 수 있으니까 유명해지기보다 우리 속도에 맞춰서 가고 싶다. 지금 잘 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자주 오는 단골도 생겼고 여행객들도 찾아 와주시고.
장 너무 많이 오면 힘들다. (웃음)
김 맞다. (웃음)
조 앞으로 계획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장 반려견 관련 일을 하고 싶다. 내가 힘들 때 반려견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와이프와 반려견과 함께할 때는 내 시간이 아깝지 않다.
김 우리가 나리(반려견)을 데리고 여행 가면 숙소 찾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강아지랑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숙소를 만들어보고 싶다. 여기도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이 있으니 충분히 될 거라고 생각한다.
조 롤모델 혹은 나에게 자극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장 와이프는 멘토가 많다.
김 멘토는 있어도 롤모델은 없는 것 같다. 어떤 사진을 봤는데 어느 노부부가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후쿠오카에 있는 카페인데 꼭 가보고 싶다. 그 모습처럼 나도 나중에 할머니가 되어도 함께 나이 든 동네 단골을 위해 커피를 내려주고 싶다. 나이 들어도 예쁘게 차려입고 마당 정원도 가꾸면서 살고 싶다. 꼭 구례가 아니고, 도시가 될 수 있고 다른 나라가 될 수 있지만. 시골적인 것, 도시적인 것을 조화롭게 만들고 싶다.
조 또 어디 어디 살아보고 싶나?
김 제주는 다시 한번 가고 싶다. 우리는 제주가 싫어서 온 게 아니니까, 나중에 기회 되면 남편과 가고 싶다. 나는 도시도 좋아해서 서울에서도 살아보고 싶고. 그리고 프랑스 파리. 세 번 갔었는데 남편과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내년에도 가고 싶다. 돈을 벌어야 한다. (웃음) 귀촌하면 적게 돈 벌어도 만족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많이 벌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여러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 살고 싶은 도시도 갈 수 있으니까.
장 사는 곳을 옮길 때 제일 중요한 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를 생각하는 것. 그걸 아는 게 시작인 것 같다. 그것만 알면 통장에 5만 원만 있어도 옮길 수 있다. (웃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