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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

자료[남원/작은자유] 지리산 청년활력기금 인터뷰 (5) 제안자 오소리

2018-11-18

이 인터뷰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작은조사 <지리산청년활력기금의 확장성을 위한 과제 연구>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지리산청년활력기금>은 ‘지리산 자락에 정착해서 살아가고 있는 선배 세대들이 지리산에서 살며 놀며 일하며 자립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최소 1년간 월 50만원의 활동비를 아무런 조건 없이 제공하는 실험적 프로젝트’이며, 현재 네 번째 청년이 기금을 받고 있습니다. 다섯번째 인터뷰는 지리산청년활력기금의 제안자이자 출연자인 오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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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무지랭이 농사꾼이라 소개하는 오소리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산내면) 하황마을에서 13년째 농사짓고 있는 무지랭이 농사꾼입니다.

 

- 무지랭이 농사꾼이 왜 기금을 시작하게 되었나?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은 행복의 조건에서 먹고 살아야 하니깐 경제적 자립이 중요하다라는 걸 살면서 느꼈고. 그런데 청년들은 불가능한 것 같았다. 개인의 노력과는 거의 무관한 사회 구조적 문제라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세대는 여건이 좋아서 나름 자립을 이루고 그런대로 괜찮게 사는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그것이 모두가 공유해서 쓸 자원을 우리가 미리 당겨서 썼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세대가 잘 사는 것이 청년 세대의 빈곤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일종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산내지역의 특성이 있다. 부모 세대들이 나름 자립적이고 자율적이고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같았다. 근데 산내 청년들은 여전히 할 일거리도 없고 어른들은 거기에 관심도 없고. 같이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기본소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자체나 국가에서 하기 까지는 요원하니 우리가 먼저 해보면 어떨까 해서 제안하게 되었다. (참고 : 지리산청년활력기금 제안문)

 

- 부모 세대는 가능하고 청년 세대는 불가능한 경제적 자립이란 무엇인가?

크게 두가지다. 첫째로 소득의 원천이 봉쇄되었고, 둘째로 일자리가 봉쇄되었다. 있는 일자리는 소득이 낮다. 생활비는 높다. 설사 일자리가 있다 하더라도 임금은 낮고 소비지수는 높아서 경제적 자립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어른들은 청년들이 눈이 높다고 하고 힘든 일을 마다한다고 한다. 막상 대부분의 청년들은 알바로 연명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러나 알바로 번 돈으로 살 수가 있나. 우리 세대는 일자리도 많고 상대적으로 물가도 싸서 자립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거기서 자립이라는게 뭔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남한테 의존하지 않고.

 

- 행복의 조건에 경제적 자립 말고 또 뭐가 있을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있을 거고, 그 일을 자율적으로 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협력, 협동과 같은 이웃과의 우정의 관계도 있어야 하고. 산내에는 그런 조건이 어느 정도 갖춰져있다. 문화도 다양해서 서로 의지해서 잘 사는 것 같다. 청년들도 그런 조건에 그럴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경제적 자립이 안되기 때문에 안타깝고 미안했으며 우리의 책임도 있는것 같아서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어른들이 십시일반해서 나눈다면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 보통 어른들은, 청년들이 노오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많이 생각하는데, 다르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

노력이 부족하다는건 말이 안된다. 열심히 노력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부모세대는 고된 일을 좋아하나? 상황과 조건이 그리해서 노력하거나 그렇지 않거나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노력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너무 모두가 과잉 노력하는거 아닌가. 어른들도 쉬어야 한다. 노동 시간이 OECD 국가 중 최장이라 하지 않나. 그러니 청년들보고 노력하라고 할게 아니라 ‘어른들이 노동시간을 줄여 차라리 청년들과 나누는게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나는 노동을 적게 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이 과잉노동하는 것이고 그 노동을 절반으로 줄이면 청년문제가 해결될 것 아닌가. 요지는 노력을 좀 줄이자는 거. 어른들이 자기 기준으로 청년들을 바라보는게 문제이다. 나만큼 하라고할게 아니라, 어른들이 덜 노력을 해야한다. 미친듯이 노력해서 결국엔 지구가 황폐화 되는 건데. 열심히 일한다는 거는 끊임없이 자원을 고갈시킨다는 건데. 그거는 일자리 나눔의 문제, 다음 세대와 같이 사는 문제, 그리고 지구에서 지속가능하게 사는 것과 연결된다. 아니면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산업구조로 바꾸는것, 예를 들면 돌봄으로 체제를 바꾸면 다르겠지. 지금과 같이 자원을 착취하고 약자를 착취하는 문화가 아니라. 돌봄과 협동, 나눔의 문화로.

 

- 주변을 보면 열심히 안사는 청년들이 없는 것 같은데 어른들은 왜 '노력이 부족하다' 얘기하나?

어른들이 자기의 기준에서 보기 때문이지 않을까. 어른들 기준의 감수성은 하루 8-10시간 일하는걸 당연하게 여긴다. 그런데 그것이 옳은 것인가. 시대상황이 그랬던 것. 19세기 영국 노동자들은 하루 16시간까지 일했다. 아동들도 12시간 이상 노동했다. 그러면 그들에 비해서 현재 우리 어른들은 게으른 것인가. 아무도 그렇게 얘기하지 않듯, 어른들도 지금 청년들에게 노력하지 않는다 게으르다고 얘기해서는 안된다. 지금 그들은 노력하고 싶어도 할 조건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 왜 노동을 덜하면 좋다고 생각하는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노동은 과잉이다. 현재 우리는 필요 이상의 노동을 하고 있다. 하루 2시간 노동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장시간 노동은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것은 노동을 고용하는 사람의 입장일 것이다. 그러나 고용된 혹은 소외된 노동은 그 자체로 고통이다. 즐거운 노동은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활동이어야 한다.

 

- 타율노동과 자율노동을 나누고 있는데, 줄여야 된다는 노동은 타율노동을 말하는 것인가?

타율노동을 줄이고 자율적 활동을 할 수 있게끔 하는데 기본소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청년활력기금도 그 연장선.

 

- 청년활력기금을 받는 청년들에게 기대하는 것이 뭔가?

생계를 위해서 노동하지 말고, - 태어난 이상 생계는 법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웃과 함께 하는 연대'나 '약자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시간'을 갖고 그런데서 일거리를 찾을수 있으면 좋고. 자율적인 삶,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찾는 시간을 보내길. 기본소득은 생존을 위한 말 그대로 기본적인 비용이기 때문에 절대 어떤 것에 대한 요구조건이 있어서는 안된다. 생존비용이기 때문에. 

 

- 생존비용을 왜 마을에서 마련을 하는가?

원래는 국가에서 해야 하는데, 세금을 걷어서 많이 번 사람한테 걷어서 재분배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인데, 현재 안하고 있기 때문에. 마을이라는 곳은 공동체라는 가능성이 있고. 연대가 가능하다.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래서 먼저 실험 제안해보는 것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먼저 해보는 것.

무엇보다 나는 이미 생존비용 이상의 수입이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부분은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한편 의무이기도 하고.

 

청년이 이 지역에서 뭔가를 하는게 거의 불가능하다. 회사가 있는것도 아니고 오지 시골에 기반이 농업밖에 없는데 농사는 경험있는 어른들도 돈 안된다 벅차다 하는데 청년들이 어떻게 그것으로 먹고 살 수 있겠나. 어른들도 귀농자 100명 중 농사로 생계 유지하는 사람이 10가구도 안되는것 같은데.

 

- 그런데 왜 50만원인가?

기존에 녹색당이나 이런 데 관심있던 정당들이 30만원 또는 40만원 얘기하더라. 그것은 좀 적은것 같고, 한 가구에 오가작통해서 다섯가구가 한 청년을 책임지는 것으로 계산을 했기 때문에 한 가구당 10만원해서 50만원으로 단순계산한 것이다. 그 정도면 굶어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 왜 1년인가?

내가 그런것까지 생각한건 아닌데, 개인적으로는 2년 제안했는데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하다가, 실험적 성격이 강해서 1년으로 했다.

 

- 청년활력기금이 청년들에게 ‘환대를 받는 경험’, ‘호혜의 공동체’ 안에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경험을 준다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건 기대 안했는데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다. 어느 정도 의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생각했다는 거는 그들이 그 정도로 환대받지 못했고 배제되었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한편으로는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서글프다. 이 사회의 각박함과 무관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 다른 출연자들도 ‘의무’라고 생각했나?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정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제안문에 공감을 했으니 돈을 내겠지. (다른 특별한 과정이 있었는지 정말 그 제안문만 보고 낸건지?) 그럼. 그리고 시대 상황도 문제가 되었겠지. 청년 빈곤, 자살,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것이 이슈가 되었으니깐.

 

- 시골에서 오가작통 한다는게 무리가 되는게 아닌가

예로부터 가진 자보다 없는 자들이 연대를 잘 하는 것 같다. 없는 서러움을 잘 아니깐. 막상 물어보면 시골에서 수입에 비해 적지 않은 돈이지만, 어떤 분은 아이 한 명 더 키우는 거라고 생각을 한다고. 아이한테는 모든 것을 다 주지 않나. 그것은 또 한편으로는 외국에 비교하면 우리가 세금이 낮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공익을 위한 투자가 인색했기 때문에 높아보이는 측면도 있는것 같다. 생각해보면 아무 문제도 아니다. 부의 편중이 문제라는걸 알 수 있다. 시골 사람도 이렇게 하는데, 우리보다 소득이 2,3배 높은 도시 사람들은 이보다 2,3배 더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보자면 결코 과한게 아니다.

 

- 기금 시작한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해보니깐 어땠는지

생각보다 첫해는 호응이 좋았으나 그 다음에는 출연자가 절반으로 떨어져서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확산이 잘 안되어서 아쉽다. 어쨌든 받은 청년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깐 그 측면에서 좋은 실험이었던것 같다.

 

자발적 개인들이 시작한 일이라, 이걸 지속할 수 있는 이를테면 조직 네트워크 홍보 등이 빈곤했다. 빈약했다. 그러다보니 확산도 덜 되는것 같고. 또 나름 하나의 목표였던 남원시 등 지자체에서 받아서 하게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것도 되지 않았다. 그런 것이 아쉽다.

 

-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까

산내에 많은 시민단체가 있다. 한생명, 지리산이음, 농민회 등. 그런데는 개인들보다는 물적 인적 토대가 있을테니 그들이 받아서 해나갔으면 좋겠다.

 

- 출연자와 기금을 받는 청년 사이의 연결고리, 출연한 사람과의 신뢰관계를 만드는 일, 어떻게 가능할까

주는 것은 조건없이 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알게 되면 부담스러워 할까봐, 일부로 그런 자리에 안 나오는 사람도 있었고. 산내 신문에 출연한 사람들 공개할까 했는데, 그것도 반대하더라. 대부분은 무조건적으로 주는 것이고, 그걸 알게 되면 청년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측면도 있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없었다.

 

- 그럼 에세이는 왜 쓰라고 하는 것인가?

일종의 실험이기 때문에, 자기 삶이 어떻게 바뀌는지 서로 확인하자는 거고, 의무도 아니었고, 제안이었고. 자기 점검하자는 거지. 불신의 시선도 있으니깐. 공돈 받으면 사람들이 놀지 않겠냐는 청년에 대한 불신이 있으니깐. 그 자체가 강제사항은 아니고, 오히려 자기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일기 같은게 강하지, 돈받는것에 대한 조건이 아니니깐. 오해할까봐 조심스럽지. ‘돈 쥐꼬리만큼 주면서 요구하는게 많다’고 느낄 수 있지. 200만원은 있어야 먹고 산다는데. 고마움에 대한 성의 표현이라면 기금을 받는 청년들끼리 얘기를 해야 하는 부분인 듯.

 

선정하는 과정의 개선 어떻게 가능할까 (“섬세하지 못했다” “개인들이 호의를 가지고 하는 일의 한계” “기금이 관계망이 되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환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역할, 지지해주는 안전망으로” 등의 피드백이 있었다.)

해본게 아니니깐.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 같다. 규약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선례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많지 않기 때문에 한두사람 주는 거라, 많다면 공정성 이런 것들이 중요한데, 알음알음 일수 밖에 없는 거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것도 아니고 출연도 홍보를 통해서 라기 보다 인맥을 통해서이기 때문에. 사업 측면이라기 보다 일종의 친목 내지는 이웃 간의 상부상조.

 

- 못다한 얘기가 있다면

좀 잘하고 싶은데, 많이 확산되었으면 좋겠는데 생각보다 잘 확산이 안 되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해도 돈을 출연하는 문제라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꺼내는게 쉽지 않았고 사람들에게 요청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한계가 있는 것 같고. 같이 했던 분들도 너무 실험에 방점을 두어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데 소극적이지 않았나 싶다. 누군가를 살리고 죽이는 일이라면 훨씬 더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험이니깐 되도 그만, 안되도 그만인거야. 매년 한두명 주는 걸로 지속하고 있는데, 지속한다면 단체에서 이어받아서 지자체도 설득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농민회나 청년회나 한생명이나 이음같은데서 미래의 지향점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하면 어떨까.

 

- 지리산청년활력기금은 000이다.

나룻배다. 이곳은 이제까지 노동과 자기중심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삶이었는데, 이런 것들이 확산되면 그것과 다른 땅으로 건너게 할 수 있는 그런 나룻배.

 

 



(덧) 지리산청년활력기금, 다섯번째 수령자를 기다립니다. (피드백을 반영하여 조금이나마 수정된 모집글)

 

지리산청년활력기금에서 주는 청년기본소득 다섯번째 수령자를 기다립니다.

지리산청년활력기금은, 1) 청년세대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생존비용 마련을 돕고 2) 여러 세대가 어울려 사는 지속가능한 농촌을 위해, 산내의 자발적 개인들과 지리산이음, 한생명, 살래펀드, 실상들공동경작팀 등의 단체와 함께 하는 대안적 실험입니다.
농사, 교육, 문화 등 마을과 함께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픈 청년들의 신청을 받아 제비뽑기 추첨으로 결정합니다.
1년간 월 50만원을 받습니다. 산내에 거주하며 고정수입이 없는 2030청년이면 되고, 기금사용이 생활에 미친 영향이나 일상에 관련해서 계절 별로 한번씩 에세이를 쓰는 것을 초대합니다. 받고 싶은 이유, 일년 생활 계획과 간단한 자기소개를 제출해 주세요.

 

신청기한 2018. 11. 23(금)
지급시기 2018.12월부터 1년
문의 010-7739-8874 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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