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음 활동 소식

사업지리산 청년활력기금을 제안합니다

2017-02-01

지리산청년활력기금 경과 


- 2016년 12월, 5명의 주민이 기금을 출연하여 첫번째 청년활동가를 2017년 1월부터 지원하고 있습니다.

- 2017년 1월, 7명의 주민이 기금을 출연하여 두번째 청년활동가를 2017년 2월부터 지원하고 있습니다.

- 2017년 3월~ 청년활력기금은 계속 적립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2명의 주민이 청년활력기금에 참여해주셨습니다.

- 청년활동가 하무의 첫번째 에세이가 올라왔습니다. : http://jirisaneum.net/smallfree_news/13618

- 두번째 에세이 : http://jirisaneum.net/smallfree_news/14260

- 세번째 에세이 모음 : http://jirisaneum.net/smallfree_news/14828


지리산청년활력기금 소개

십시일반(十匙一飯)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밥 한 그릇이 된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면 한 사람을 돕기는 쉽다는 말


오가작통(五家作統)

중국 주나라, 당나라에서 유래한 조선시대 다섯 집을 한 통(統)으로 묶은 행정자치조직.

강도·절도방지, 풍속의 교화와 유민방지를 목적으로 함. 

유민 혹은 난민 수준이 된 청년세대를 위한 우리의 오가작통에서 '통'은 적금통장



1. 지리산청년활력기금은 무엇인가요?


<지리산청년활력기금>은 이미 지리산 자락에 정착해서 살아가고 있는 선배 세대들이 지리산에서 살며 놀며 일하며 자립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최소 1년 간 월 50만원의 활동비를 아무런 조건 없이 제공하는 실험적 프로젝트입니다. 


2. 이 기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금 청년 세대의 삶이 어려운 것은 개인의 능력 탓이 아닙니다.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진 최초의 세대... 소득 불평등, 자산 불평등을 넘어 교육 불평등, 기회 불평등까지 점점 고착화되어 도무지 미래에 대한 벅찬 꿈은 고사하고, 하루하루 살아가기에도 벅찬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청년에게 희망이 없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국가가 해주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습니다. 앞선 세대들이 지금 청년 세대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는 도시와 시골,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산내는 20년 전부터 정착해온 귀농자들의 노력으로 마을에 활력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 활력의 토대는 생각과 경험, 능력의 다양성입니다. 그래서 산내의 이 다양한 경험과 생각, 능력을 나누면서 살아보려고 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점점 높아져가는 집값과 땅값, 부족한 일자리로 청년들이 들어와서 살기가 쉽지 않은게 또 현실입니다. 이런 상태로 10년, 20년이 흐르면 산내는 또 다시 노령화돈 귀농/귀촌자들만 많은 마을로 되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세대 다양성이 없는 마을은 활력을 잃게 됩니다.


산내에 살면서 앞선 세대가 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스스로 자립하고 마을의 활력을 높여가고자 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지리산청년활력기금을 통해 그들을 응원하고자 합니다. 그들을 손을 잡고자 합니다. 


3. 기금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나요?


산내에 현재 살고 있으면서 장기적으로 산내에서 정착해서 살며 놀며 일하며 자립하고자 하는 20대 청년들을 기본 대상으로 합니다. 단, 단체가 아닌 개인에게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4.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요?


십시일반과 오가작통의 의미를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기금을 전달하는 청년을 공개 모집하거나 공개 선정을 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든지 월 50만원, 1년에 600만원의 청년활력기금을 만들 수 있는 5명~10명의 지원모임을 구성한 후, 그 지원모임에서 전해주고 싶은 청년에게 전해주면 됩니다. (따라서 20대 청년을 기본 대상으로 하지만 지원모임의 의사에 따릅니다.) 그 모임의 구성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을 찾아서 지원해주면 됩니다. 산내에 살고 있는 청년들의 활동을 응원하고, 그들의 손을 잡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기금의 규모와 대상자는 늘어나게 됩니다.  


5. 기금을 전달받는 동안 청년에게 요구하는 조건은 무엇인가요?


특별한 요구조건 없습니다. 단 한 가지, 자신이 하는 일을 기록으로 남기고 공유하는 것 뿐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 활동비로, 비록 큰 금액은 아니지만 산내의 청년들이 지리산에 살면서 해보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라는 것입니다. 세대 간의 손잡기를 통해 다양한 시도와 실험들이 펼쳐지면서 산내 마을이 좀 더 활력 있는 곳으로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지리산 자락의 시골 마을에도 청년들이 충분히 들어와서 살아볼만한 곳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 기금의 관리는 누가 하나요?


지리산청년활력기금은 <사회적협동조합 지리산이음>에서 위탁 관리합니다. <지리산이음>은 기금의 홍보와 투명한 관리, 청년 활동기록의 공유, 좀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기금의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누구를 지원할 것인지는 그 기금을 구성한 지원모임에서 결정하면 됩니다. 


다만, 이 기금의 취지에 공감하지만 한 사람의 청년에게 제공되는 1년 동안의 기금에 정기적으로 돈을 내기 어려우신 분들 중 일시 기부나 소액 기부를 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일반기금도 함께 운영/관리합니다. 이 기금은 향후 청년들을 위한 활동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7. 기금에 참여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요?


누구든지 1년간 50만원~100만원을 낼 수 있는 사람을 5명~10명을 모아서(연간 600만원 규모) 한 명의 청년을 위한 청년활력기금을 만들면 됩니다. 그렇게 청년활력기금이 만들어졌다면 <지리산이음>에 알리고 전달해주시면 됩니다. <지리산이음>에서 지정한 청년에게 매월 50만원씩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진행상황들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리산청년활력기금 전용통장 

농협 351-0915-4308-43 (사회적협동조합 지리산이음)


참여문의 : jirisaneum@gmail.com 




산내에서 청년 기본소득을!


하황마을 박찬은 (산내마을신문 41호에 쓴 글)


산내 와서 농사짓고 산지 11년째, 산내도 나도 많이 변했다. 귀농인구가 열 배는 늘었다. 한 마을에 한 두 가구였던 귀농인구가 지금은 10~20가구는 된다. 나도 그렇듯이 대부분 고립, 냉혹, 고독, 노동의 도시적 삶에 지치거나 염증을 느껴 떠나온지라 마음쉼, 몸쉼, 여유, 만남, 웃음을 찾아 나섰고, 표정을 보면 많이들 찾은 것 같다. 그 와중에 취미나 운동, 활동 소모임도 많이 생기고 교육, 문화행사, 마을봉사, 사회활동 등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져 도시에서는 꿈만 꿀 일들이 일상이 되었다. 가끔 ‘유붕이 자원방래’하면 부러워할만하고, 한쪽 눈 감고 보면 북유럽의 무슨 (복지만 없는)복지국가 같기도 하다. “촌에서 대단하다. 사람들아!” 날이 갈수록 수준과 역량도 높아져 교육, 여성, 청년, 생태환경문제 등 지자체나 국가도 해결하지 못하는 난제들을 같이 풀어보고자 애쓰는 사람과 모임도 늘고 있다. 말하자면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본능이 알아서 찾아 주었다면, 이제는 모두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지성들이 찾는 중이랄까. 그래서 산내 사람들은 느꼈고, 행복의 조건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적정 노동과 여유 - 자유

자립과 자발 - 주권

만남과 문화 - 우애


그런데 뭔가 좀 아쉽고 찜찜하다. 이런 호사가 대체로 나 같은 세대 즉 4~50대에 국한된 듯하니…. 내 맘 편하고 내 가족 그럭저럭 대충 살면 그만일 텐데, 다음세대인 청년들이, 누구보다 자유와 주권적 행동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왔던 청년세대가 역사상 처음으로 출구가 막혔다고 하니 미안하고 갑갑하다. 국가나 1%기득권의 책임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그 자리에 훌륭한 사람이 들어설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세상의 한쪽이 무너져 사라지고 있고 그것을 누구도 막을 수 없으리라는 예감. 흔히 말하듯 윗세대의 욕심 때문도 청년의 무기력 탓도 아니다. 그런 욕심과 무기력도 소멸되는 '어떤 것'의 결과일 뿐. 누군가는 그것을 일자리라고도 하고 자원이라고도 하지만, 이 역시도 사라지는 어떤 것이 물화된 한 가지 형태에 불과하리라. 그것을, 그 사라지는 어떤 것을 되돌려야 한다. 그렇다면 행복의 조건을 알게 된 산내가 먼저 사라지고 있는 그것을 복원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무너지는 마음, 사라지는 공감을….


‘오가작통’ 같은 것은 어떨까? 산내에서 우리 손으로 기본소득을 해보자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말 그대로 5가구가 한통(팀)이 되어 소득의 10%(조정가능)를 모아, 청년 1명에게 기본소득을 주자는 것. 십시일반. 그 돈으로 산내에서 살며 활동해 보라는 것. 약간의 물질적 도움으로 이것저것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을 시도해보라는 것.


국가나 지자체, 기업이 할 일이 아니냐고? 우리가 하지 않으면 그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그들이 할 때쯤이면 우리가 그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왜 남한테 주냐고? 그렇긴 하지만, 거기엔 다음 세대가 쓸 자원을 써버린 부분도 들어있다. 일테면, 우리 부모 세대는 5집 당 한 대의 차가 있던데 반해, 우리 세대는 한 집에 5대의 차를 소비하지 않는가? 한 집에 한 대 있던 냉장고, TV, 컴퓨터, 전화기는 이제는 각각 5, 10, 15, 20대씩 소비하고 그에 들어가는 에너지까지 합하면 또 몇 십 배나 될까? 한 마을이 한 마리 먹던 돼지는, 이제 한 가구가 반 마리 소와 한 마리 돼지와 스무 마리 닭과 백 마리의 물고기와…. 필요 이상 써왔고 쓰고 있다면 그건 다른 사람이나 다음 세대의 몫을 당겨쓰는 게 아닐까? 그리하여 빈번한 기후재앙에서 볼 수 있듯이 지구는 지쳤고 거의 소진된 게 아닐까? 그리하면 다음 세대에 남겨질 게 있기는 할까?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가상현실의 비약적 발전은 다음 세대가 먹을 거라곤 공허한 이미지밖에 없음을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건 대안 없는 세상이 만들어낸 불안과 불만의 진통제로서, 달달하지만 메마른 환상들이 아닌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게임, 야동, SNS 등 각종 사이버 세상에 칩거한 덕후들을 보라.


그리고 희한하지만 당연한 것이, 쓰면 쓸수록 쓰는 우리는 공허하고 약해지는데 반해 재벌과 국가기관은 행복하고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박 통치기간이 잘 증명해 주었다시피 돈의 법칙이 그러하다. 그러니 이제 기업-국가로 가는 소비패턴을 약간 돌려 청년세대에 투자해보자. 아니, 그들 몫을 돌려주자. 청년들은 누구 편이 되겠는가? 장기적으로 누가 행복해지겠는가? 실험을 해보자. 어차피 우리가 익숙하던 세상은 끝나가고 있으니.


50가구만 같이하면 청년 10~20명 지원이 가능하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산내는 더 품위 있고 지속가능한 아름다운 동네가 될 것이다. 소문나서 다른 지역도 따라하고, 나아가….도무지 끝을 알 수 없이 나락으로 끌고 가는 오만방자한 국가와 자본, 절대 치유 불가능할 것 같은 무능무책임의 기회주의 병에 걸린 야당들의 힘을 빼고 젊음의 힘을 키워 우리 자신을 도모하는 길은 이제 '직접' 해 버리는 방법뿐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아직 뜨듯한 안개 같은 행복의 조건들이, 각진 바위를 깎는 뱀사골 시린 물결처럼 비로소 만져질 것이다. 이미 산내 여기저기서 진행 중인 이 일을 좀 더 넓게 공유하고자 신문 지면을 빌려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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