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음 활동 소식

자료[작은변화활동가] "지원이 필요한 일과 사람에게 지원이 이어지길" - 구례 차승아 활동가

2022-04-14

"지원이 필요한 일과 사람에게 지원이 이어지길"

2020-2021 구례 작은변화활동가 차승아

 

 

“작은변화활동가는 제가 구례에 와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일이에요.”

 

 

활동가 소개

 

작은변화활동가 차승아는 구례 <느긋한 쌀빵>에서 빵을 만들고 지역생협 매장을 운영한다. 태평농법으로 감 농사를 짓고 꼿꼿한 ‘선비고사리’를 출하하는 귀농 10년차 농부이기도 하다. 활동가라는 호칭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눈치지만 분명 신념 있는 활동가다.

 

 

주요 활동

 

‣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

2020 지역생협 (in 느긋한 쌀빵)

2021 <느긋한 쌀빵> 중심 살림장 • 공유공간 만들기

 

‣ 활동가교육 지원사업

2021 천연발효 제빵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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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작은변화활동가 워크숍에서 만난 차승아 활동가

 

 

 

반갑습니다. 작은변화활동가 차승아를 소개해주세요.

 

 

구례에서 <느긋한 쌀빵>과 지역생협활동으로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지난 2년은 이렇게 열심히 산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는데 막상 작은변화활동가로 얘기하려고 하니 별로 한 게 없네요.

 

지리산에 일자리가 없잖아요. <느긋한 쌀빵>은 작은변화활동가가 되기 전에 여자 다섯이 우리도 경제적 만족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다가 시작하게 됐어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차피 우리쌀로 만들 건데 로컬푸드 매장도 같이 하면 좋겠다' 해서 결합하게 되었고요. 다섯 명이 시작해서 지금은 네 명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을 했었거든요. 다른 분들도 제빵을 해본 적도, 관련된 일을 한 적도 없는 사람들이에요. 완전 맨땅에 헤딩이었지만 필요하니까 하게 된 거라고 생각해요.

 

 

 

활동가라는 용어나 작은변화활동가에 대한 거부감은 혹시 없었나요?

 

 

저는 좀 부담스러웠어요. 제가 특별히 하는 일이 없는데 이게 무슨 활동을 하는 건가 싶어서 태연 형님(정태연 활동가)한테도 여쭤봤었거든요. ‘지금 하는 거 하면 돼요. 그게 활동가예요’ 이러더라고요. 이거 아닌 것 같은데, 그냥 평상시에 했던 거 그대로인데…. 그래서 그 명칭이 저는 되게 무겁게 다가오더라고요.

 

지금도 여전히 활동가라고 하면 조금 부담스러워요. 뚜렷한 활동을 하는 것 같지도 않고 내가 아니어도 이 공간에 있으면 그 정도 일은 할 것 같은데 이걸 굳이 활동가라고 표현을 해야 될까 하는 생각이 지금도 있습니다.

 

 

차승아 활동가는 지역생협활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태연 활동가의 추천으로 구례지역 작은변화활동가로 합류하게 되었다. 2년 동안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2020년에는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으로 지역생협 준비회의와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올해는 주말 장터를 계획했지만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인터뷰 당시 동지 팥죽과 해산물 나눔, 마을 할머니들의 손바느질 작품 전시로 마을 잔치 같은 마지막 장터를 준비하고 있었다. 

 

 

<느긋한 쌀빵>이 마을 안에 있고 어르신들이 워낙 많으니까 활동이 조심스러워요. 지역 주민들과 할 수 있는 것도 많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이 더 많은 2년이었어요.

 

 

<느긋한 쌀빵>은 광양이나 순천, 광주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로 건강하고 맛있는 빵으로 인정받고 있다. 차승아 활동가는 직업인으로 제빵을 하고 활동가로 지역생협활동을 한다고 했다.

 

 

 

2년 활동을 돌아보면 어떠세요? 지역생협은 지금 어느 단계인가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재밌는 일도 많았고 약간의 마찰도 있어서 힘든 부분도 있었죠.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소통으로 풀어가려고 하죠.

 

지역생협활동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지금 50명 정도 회원들이 모였는데요,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단체 메신저에 올리면 사람들이 공동구매하는 방식이에요. 양질의 농산물을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니까 호응이 좋아요.

 

지역생협을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으샤으샤 시작했는데 저 혼자만 해서는 안 되잖아요. 소규모 지역생협에서는 서로 같은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규모 생협에서의 소비를 생각하면 안 되거든요.

 

 

 

현재 <느긋한 쌀빵>에서는 밭에서 바로 흙 묻은 채로 가져오는 싱싱한 지역 농산물과 행복중심 여성민우회의 가공품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지만 내년에는 조금 더 확장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제가 빵 만드는 데 시간을 많이 쓰지만 조금 뒤로 물러날 수 있다면 잘 될 것 같아요. 과일이나 채소를 받은 사람들의 반응이 되게 좋았거든요. 뜨거운 호응이 있어요. 내년에는 구례에 한정짓지 않고 지리산권 농산물을 받아도 괜찮겠다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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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아 활동가의 활동 기반인 구례 산정마을의 <느긋한 쌀빵> / 차승아 제공

 

 

 

지난해에는 개인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작년에 진짜 힘들었죠. 흰 머리가 없었는데 1년만에 머리가 하얗게 셀 정도로. 수해로 집은 지붕 빼고 다 잠기고 5일장의 작은 곡물 가게도 다 잠겼어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어요. 집 정리는 아직 진행 중이고 지금은 임시주택에서 살고 있어요.

 

 

 

구례로 귀농한지 얼마나 되었나요?

 

귀농한 지는 10년 되었는데 이제는 귀농이라고 하기도 좀 애매하네요. 9년 동안 감 농사를 지었는데 내려와서 5년 동안은 농사에 올인 했었어요. 무경운과 무농약으로 감 농사를 짓는데 첫해에는 그래도 수확량이 있었는데 그 다음 해부터는 나무도 죽고 수확량이 확 줄었어요. 태평농법을 넘어서 방치농법이 되버린 거예요. 지금은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우리 먹고 지인들과 나눠 먹을 정도로는 충분해요. 저희는 일정 부분 경제적 만족도 있어야겠지만 그보다 책으로만 접했던 생태농법을 직접 실험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땅을 사서 농사를 지었어요. 남의 땅을 임대했는데 풀 자라면 엄청 혼나거든요. 저희도 처음 몇 년은 엄청 혼났는데 이제는 어르신들이 포기했어요.

 

봄에는 고사리를 해요. 어르신들은 그냥 막 엉켜진 채로 팔잖아요. 저희는 고사리를 그냥 팔지 않고 ‘꼿꼿한 선비 고사리’라고 해서 일일이 펴서 담아요. 저희 나름의 노하우가 있어요. 꼬챙이에 껴서 질긴 부분을 잘라내서 꽃다발처럼 만들어서 보내면 드셔본 분들이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구례로 귀농한지 10년, 농사를 잘 짓지 못해 이제는 귀농이라는 말을 하기도 애매하다는 차승아 활동가에게 2년 동안의 작은변화활동가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물었다.

 

 

작은변화활동가는 제가 구례에 와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일이에요. 제가 사람을 잘 사귀거나 소통을 자연스럽게 하지 못하는데 담당자 쭈이님(이현주 사업국장)이 되게 편하게 해주셨어요. 어느 순간 저도 편하게 받기 시작했죠. 마음을 열고. 활동비는 생협 매장 준비하는데 보태기도 하고, 올해는 활동가 교육지원사업으로 천연발효 제빵교육을 받았어요.

 

 

지역에서 얼굴 아는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5일 동안 매일 아침 일찍 나가 빵을 만들고 남은 2일은 집안 일, 지역에서 부탁하는 자잘한 일들, 간간이 들어오는 그래픽 디자인 작업으로 차승아 활동가의 일주일은 말 그대로 빡세다.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에서 가장 아쉬운 건 제 역량부족과 시간과 체력이 되지 않아 놓친 부분들이죠. 작은변화지원센터는 제가 연락하면 바로바로 해결해 주시는 분들이에요. 올해는 연락도 많이 못 드렸어요. 죄송합니다. 그래서 제가 되게 마음이 무거웠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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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작은변화활동가 워크숍에서 만난 차승아 활동가

 

 

 

2년간의 활동이 끝나는 시점에서 혹시 내년에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에 제안하거나 요청하고 싶은 게 있나요?

 

 

생협 매장이 자리를 잡으면 지리산권의 생산자들 중에 농민회에는 가입이 되어 있지 않지만 양심껏 농사짓는 소농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어요. 저희도 그렇게 해서 상품을 다양화했으면 하고, 저희 매장이 지리산권 소농들이 직거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 좋지 않을까요?

 

사람을 지원하는 사업은 꼭 필요해요. 사람 자체가 활동가인 분들이 있어요. 저처럼 늘 ‘내가 받아도 되나’ 하는 사람들보다 ‘찐’ 활동가들에게 활동가 지원이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작은변화활동가로 추천 받았을때 의외의 인물이라 생각했어요. 알고보니 지역활동에서 실무적인 역할을 많이 맡아왔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분이셨더라고요. 활동가를 제안했던 시기에 지역생협 역할과 쌀빵을 결합한 공간을 고민하고 계셨는데 공간 오픈이 계속 미뤄지기도 했고, 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도 겪어서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센터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드리기조차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려고 했던 일들을 융통성 있게 헤쳐나가며 꿋꿋하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며 다행이란 마음도 들었어요. 이번 인터뷰로 농부로서의 또 다른 면모를 보게 되어 지리산권 소농들을 연결하는 일을 같이 해보자 제안하고 싶어요.

 

 

글 | 이경원

기획/진행 | 이현주

 

 

이경원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일에 기꺼이 손을 빌려주는 프리랜서 라이터로 <논밭생활백과> , <오고생이 제주로>, <청송에서 쉼표, 농촌에서 느낌표>, <우리는 사회적 농업을 합니다> 등 지역기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기록하며 연결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이현주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사업국장으로 2020년~2021년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현재 지리산권 농부들의 일과 삶을 기록하는 <논밭생활백과>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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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1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 보고서 <윤슬>

 

 

‘이웃이 이웃을 돕는다’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설립 목표이자 비전입니다. 이웃이 이웃을 돕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이웃이 이웃을 돕는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런 맥락과 흐름이 만나 변화의 주체인 한 명 한 명의 사람을 지원하는 ‘지리산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지리산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은 지리산권 지역당 2~3명의 활동가, 총 14명의 활동가를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지원했습니다. 활동가의 선정과정은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의견을 수렴하며 진행되었습니다. 센터와 아름다운재단 그리고 지역협력파트너, 센터와 관계 맺은 풀뿌리 활동가 등 다양한 구성원의 이야기와 의견을 통해 지리산권에 필요하고 요구되는 활동가상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지역의 활동가들을 추천받기도 했습니다. 지역사회의 의제에 대해서 노련한 역량으로 이야기를 모으고 활동과 실천으로 이어가는 분부터 지역사회에서 이제 막 자신의 목소리와 활동을 시작한 분들까지. 그리고 지역마다 다른 시민사회의 분위기와 요구되는 역할에 대한 부분도 고려하고자 했습니다. 처음 시도되는 이 사업에 뜻을 함께하고 제안을 수락한 분들이 지금의 작은변화활동가들입니다.

 

지원사업은 활동가들의 활동을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한 활동비 지원, 지역의 흐름과 활동의 방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사업비 지원을 큰 줄기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성장과 학습, 네트워크를 위한 교육, 워크숍 지원도 함께였지만, 무엇보다 본 사업의 핵심은 센터의 노하우와 역량, 노력이 들어간 교류와 협력 지원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이 지치거나 고민이 있을 때, 응원이 필요할 때 늘 함께하는 동료이자 지지자로 활동가들과 함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두 번의 사계절이 지나는 동안 활동가들과 지역의 희로애락을 같이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로 대면 만남이 어려운 위기도 있었지만 되도록 얼굴을 보고 만나 서로의 안부와 안녕을 묻고, 일상을 공유하며, 같이 웃고 함께 화낸 시간이 그렇게 쌓였습니다.

 

이 보고서의 부제는 ‘윤슬: 서로 만나 함께 빛나는 사람들’입니다. 물빛도 햇빛을 만나야 반짝이며 빛이 납니다. 지난 2년간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서로 만나, 존재를 확인하고 연결되며 함께 지지하고, 격려하면서 같이 빛나고 반짝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기억하고 기록하게 해준 14명의 활동가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의 활동과 행보에도 지지와 응원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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