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중 유일하게 약을 전혀 치지 않아도 되는 나무(재래종 키 큰 호두 이야기입니다). 호두. 그 호두를 떨어요. 어릴 적엔 이런 일은 아이들 일이거나, 가족 모두의 일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혼자 가서 떨고 줍고 하게 됩니다. 업으로 하면 힘들지만, 나무 한 그루쯤 떨어오는 일은 즐거운 휴식이었는데 혼자 가서 혼자 일하니 외로운 마음같은게 있네요. 옛날 생각 옛날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나이가 들긴 했나봅니다.

뭐든 노하우가 필요한 것. 은행을 처음 떨 때는 은행을 하나 하나 치느라고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날 은행 나무를 마구 흔들면 다 떨어진다는 걸 알기 전까지. 땅콩도 마구 마구 두드리면 된다는 걸 지나가는 길손이 알려주기 전까지는 이런 저런 방법으로 땅콩을 따 내느라 고생을 했지요. 호두를 긴 대나무 장대로 하나씩 떨다가 작년에 알게 된 것. 호두 나무도 흔들면 된다는 걸 알았어요. 흔행나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끝에 갈고리가 달린 5m짜리 장대로 가지를 걸고 흔들면 후두둑.

햇빛이 없어 웃자라던 양배추가 추석 며칠의 짧은 햇살에 색이 제대로 돌아왔습니다. 올 가을은 햇빛이 너무 없어요. 따사로운 햇살이 그립습니다.

아는게 병이라고, 색이 제대로 돌아왔으면 칼슘같은건 치지 않아도 되는데 BT 미생물과 퇴비차에 난각칼슘을 섞어 살포했더니 뿌연 물이 잎에 고여 있습니다. 칼슘은 농도가 짙으면 자국이 남는데 어찌 될런지 하룻밤 지나봐야 알겠네요. 흔적없이 잘 마무리되기를.

흰양파는 거의 100% 싹이 잘 나서 자리를 잡았는데 적양파는 왠 일인지 발아율이 뚝 떨어져서 70%쯤밖에 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거꾸로 흰양파가 발아율이 낮고 적양파는 거의 100%였었는데 원인은 불명. 양파씨가 단명종자라 혹시 1년 묵은 씨앗을 써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작년에는 흰양파가 2년차였고 올해는 적양파 일부가 2년차 씨앗이었어요.

씨앗이 너무 얕게 묻혔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흰양파에 비해 적양파에 씨앗이 거꾸로 선 것들이 많아요. 너무 얕게 묻히면 씨앗의 방향에 따라(파종시 육안으로 알 수는 없지만) 뿌리가 하늘로 올라오는 것들이 생기는데 적양파에 유독 그런 포기가 많아요. 아예 보이지 않는 것도 많고 ...

밭에 노란 물결이 생겨요. 아직 때가 아닌데. 팥이 아직 낙엽질 때가 아닌데 왠 일일까요. 부실한 것들부터 잎색이 바래지고 있습니다. 기껏 두 달만에 성장을 마치다니 제대로 클 시간이 없었을터입니다. 반은 물들고 반은 시퍼렇고. 농사는 잘 될 수록 일거리가 적어지는데, 지금 상황이면 두 번 타작을 하게 생겼으니 수확도 반토막 드는 품은 두 배.

정상적으로 성장한 팥. 지금부터 익혀갈 때입니다.

부실한 팥. 제대로 크지도 않은 채 익어가고 있어요. 타작도 문제, 나중에 선별할 때도 문제, 부실한 농사는 이래저래 문제를 많이 가져옵니다.

호박넝쿨 걷으며 따라나온 호박들. 가을 색이 참 좋아요.

아직 가을 농번기가 되기 전이라 이런 저런 자잘한 일들을 후다닥 후다닥 해치웁니다. 호박넝쿨 걷어주고 참깨 일어널고 호두 따고~~~. 벼는 이제 완연히 황숙기에 접어들어 물떼기를 합니다. 논물은 이제 그만. 더이상 두더지 구멍 안 찾아도 됩니다. 지금부터 30일쯤 후에 타작을 할 예정인데 날씨에 따라 앞 뒤로 2-3 일은 오가겠지만 콤바인만 섭외가 된다면 아마 10월 15일이 타작하는 날이 될 듯.

지금 하는 일들
- 양파모종 크는 상태 봐가며 액비
- 논 물 떼고 논둑 풀 정리
- 녹비작물 헤어리베치 파종 시작
- 빈 밭에 풀 관리
글쓴 사람. 산내농장 서석곤
자연농을 닮아가려합니다.
비닐과 대형농기계의 사용을 줄이고,
가족의 힘으로 지을 수 있는 정도의 규모,
생태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다품종 소량 생산,
소비자의 얼굴을 아는 농민으로 농사를 합니다.
과일 중 유일하게 약을 전혀 치지 않아도 되는 나무(재래종 키 큰 호두 이야기입니다). 호두. 그 호두를 떨어요. 어릴 적엔 이런 일은 아이들 일이거나, 가족 모두의 일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혼자 가서 떨고 줍고 하게 됩니다. 업으로 하면 힘들지만, 나무 한 그루쯤 떨어오는 일은 즐거운 휴식이었는데 혼자 가서 혼자 일하니 외로운 마음같은게 있네요. 옛날 생각 옛날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나이가 들긴 했나봅니다.
뭐든 노하우가 필요한 것. 은행을 처음 떨 때는 은행을 하나 하나 치느라고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날 은행 나무를 마구 흔들면 다 떨어진다는 걸 알기 전까지. 땅콩도 마구 마구 두드리면 된다는 걸 지나가는 길손이 알려주기 전까지는 이런 저런 방법으로 땅콩을 따 내느라 고생을 했지요. 호두를 긴 대나무 장대로 하나씩 떨다가 작년에 알게 된 것. 호두 나무도 흔들면 된다는 걸 알았어요. 흔행나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끝에 갈고리가 달린 5m짜리 장대로 가지를 걸고 흔들면 후두둑.
햇빛이 없어 웃자라던 양배추가 추석 며칠의 짧은 햇살에 색이 제대로 돌아왔습니다. 올 가을은 햇빛이 너무 없어요. 따사로운 햇살이 그립습니다.
아는게 병이라고, 색이 제대로 돌아왔으면 칼슘같은건 치지 않아도 되는데 BT 미생물과 퇴비차에 난각칼슘을 섞어 살포했더니 뿌연 물이 잎에 고여 있습니다. 칼슘은 농도가 짙으면 자국이 남는데 어찌 될런지 하룻밤 지나봐야 알겠네요. 흔적없이 잘 마무리되기를.
흰양파는 거의 100% 싹이 잘 나서 자리를 잡았는데 적양파는 왠 일인지 발아율이 뚝 떨어져서 70%쯤밖에 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거꾸로 흰양파가 발아율이 낮고 적양파는 거의 100%였었는데 원인은 불명. 양파씨가 단명종자라 혹시 1년 묵은 씨앗을 써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작년에는 흰양파가 2년차였고 올해는 적양파 일부가 2년차 씨앗이었어요.
씨앗이 너무 얕게 묻혔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흰양파에 비해 적양파에 씨앗이 거꾸로 선 것들이 많아요. 너무 얕게 묻히면 씨앗의 방향에 따라(파종시 육안으로 알 수는 없지만) 뿌리가 하늘로 올라오는 것들이 생기는데 적양파에 유독 그런 포기가 많아요. 아예 보이지 않는 것도 많고 ...
밭에 노란 물결이 생겨요. 아직 때가 아닌데. 팥이 아직 낙엽질 때가 아닌데 왠 일일까요. 부실한 것들부터 잎색이 바래지고 있습니다. 기껏 두 달만에 성장을 마치다니 제대로 클 시간이 없었을터입니다. 반은 물들고 반은 시퍼렇고. 농사는 잘 될 수록 일거리가 적어지는데, 지금 상황이면 두 번 타작을 하게 생겼으니 수확도 반토막 드는 품은 두 배.
정상적으로 성장한 팥. 지금부터 익혀갈 때입니다.
부실한 팥. 제대로 크지도 않은 채 익어가고 있어요. 타작도 문제, 나중에 선별할 때도 문제, 부실한 농사는 이래저래 문제를 많이 가져옵니다.
호박넝쿨 걷으며 따라나온 호박들. 가을 색이 참 좋아요.
아직 가을 농번기가 되기 전이라 이런 저런 자잘한 일들을 후다닥 후다닥 해치웁니다. 호박넝쿨 걷어주고 참깨 일어널고 호두 따고~~~. 벼는 이제 완연히 황숙기에 접어들어 물떼기를 합니다. 논물은 이제 그만. 더이상 두더지 구멍 안 찾아도 됩니다. 지금부터 30일쯤 후에 타작을 할 예정인데 날씨에 따라 앞 뒤로 2-3 일은 오가겠지만 콤바인만 섭외가 된다면 아마 10월 15일이 타작하는 날이 될 듯.
지금 하는 일들
글쓴 사람. 산내농장 서석곤
자연농을 닮아가려합니다.
비닐과 대형농기계의 사용을 줄이고,
가족의 힘으로 지을 수 있는 정도의 규모,
생태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다품종 소량 생산,
소비자의 얼굴을 아는 농민으로 농사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