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부지깽이도 뛰어다녀야 한다는 가을.
1년 농사의 결실이 이때 몽땅 몰리다 보니 안그래도 정신이 없을 판인데 산청과 함양을 오가며 농사를 짓기에 부산함이 더합니다.
생태계를 생각하면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이쪽 분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밤머리재에 터널(정식명칭은 지리산터널)이 개통되고나니 솔직히 말해 함양을 오고 가는 수고가 훨씬 덜어지긴 했습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이여....

산청에서 농사짓는 땅들은 일부는 대원사가 소유의 땅을 임대한 것이고, 나머지는 개인 땅을 임대계약서 없이 빌려 쓰고 있습니다.
3천 평의 함양 농장은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주소지를 옮긴 지 5년 이내의 사람들에게 정부에서 귀농정착자금으로 지원해 주는 자금으로 구입한 우리 부부의 땅인데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출금 갚을 때까지는 농협 땅이라 농협에 따박따박 이자 내며 빌려 쓰고 있는 셈이지요.
함양 농장을 구입하게 된 계기는 다시 기회를 봐서 이야기하기로 하겠습니다.
다음 주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감 깎는 작업에 돌입하기 전에 바깥 일을 모두 끝내놓고 차분히 앉아 감을 깎아야지 싶은데 생각은 KTX라도 몸이 무궁화인지라 일을 따라가지 못하고 절절맵니다.
'그래, KTX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마을까지는 어떻게든 해보자. 자...지금 제일 급한 일이 뭐지?’
'비가 오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질 수 있으니 얼면 안되고, 젖으면 안되는 것들 먼저 해야겠군.감 따기, 생강 캐기, 콩 타작, 볏단 옮기기... 마늘과 양파는 우리가 먹을 것이니 일단은 그 다음으로....'
감 이야기.
함양 농장에는 농장을 구입할 때부터 이미 산청고종시와 함양고종시, 그리고 대봉감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집을 새로 짓는 것보다 리모델링 하는게 더 힘든 것처럼, 함양 고종시 사이에 산청 고종시도 드문드문 있고 대봉감(대봉시) 구역이 따로 있는데도 고종시 나무들 사이에 대봉감 나무가 하나씩 섞여 있습니다.

산청에서 곶감의 원료감으로 사용하는 고종시 (산청 고종시)

함양 고종시...산청 고종시보다는 모양이 좀 더 길쭉합니다.

대봉감...홍시용 생과로 판매하고 있지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던 나무들이라 수피 상태도 엉망이었고 잘못된 전정으로 수형도 엉망인지라 입춘 지나면 바로 전정 작업에 돌입해 나무의 높이도 낮추고, 가지 사이사이로 햇빛이 잘 들도록 많은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다행히 해마다 나무 상태나 열매 상태가 좋아지는게 눈으로 보여서 “와...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네. 확실히 감 상태가 좋아지고 있어.” 하면서 남편과 둘이서 셀프 칭찬으로 위안을 삼고있지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전에 이 감들의 수확을 마쳐야 하지만, 날씨만 괜찮다면 최대한 수확을 버텨서 감들이 나무에서 충분히 숙성되기를 기다리는 편입니다.
사람을 최대한 동원하여 한번에 우루루 따야하는데 이러고 있으니 작업 진행 속도가 더딜 수 밖에요.
보통의 곶감 농가에서는 감을 깎으면 바로 유황 훈증을 한 후에 곶감막에 감을 겁니다.
그런데 유황훈증을 하지 않고 대량의 곶감을 만들려고 하면 여러 위험부담이 따르는데 여러 시행착오 끝에 우리 부부가 내린 결론은, 그래도 나무에서 감을 충분히 익혀서 깎아야 곶감의 빛깔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무유황자연건조 곶감>으로 그나마 경쟁력 있는 곶감이 된다...는 것이죠.
같은 고종시 이름을 달고 있어도 산청 고종시와 함양 고종시는 나무의 수형도 다르고, 열매의 생김새도 다르고, 과육의 성질도 다르고, 익는 시기도 다릅니다.
봄에 새순도 산청 고종시가 먼저 트고, 열매 익는 것도 먼저 익기 때문에 작업을 일괄적으로 하지 못하고 시차를 두고 나눠서 하게 되지요.
산청에 들어와 산 세월이 더 길다 보니 <함양 고종시> 보다는 <산청 고종시>가 더 익숙하지만 우리 농장에서 자라고 있는는 함양 고종시와도 친해지려 몇 년째 분석하며 애쓰고 있습니다.
지리산 자락에 감 좀 있다 하는 곳이면 ‘입동’ 전후로 곶감을 깎으실텐데 다른 지역의 곶감용 감은 품종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하동이나 광양 쪽은 산청에서 원료감으로 사용하는 ‘고종시’를 사용할테고 간혹 ‘둥시’나 ‘대봉감’으로 곶감을 하는 곳도 있겠지요.
예전에 ‘단성감’도 곶감용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반건시 정도로만 사용하고 고종시 곶감이 주류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둥시...경북 상주쪽에서는 주로 이 둥시로 곶감을 깎지요.

단성감...몇 년전까지만 해도 단성감 곶감이 보였었는데
최근에는 반건시만 보이고 건시는 고종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 많은 감들 언제 다 딸까 걱정하며 달려와주신 친정 아버지와 남동생 덕에 산청 고종시 수확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우리 농장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물어봐도 올해 전반적인 산청 고종시 작황 상황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가뭄이 길게 이어지다 장마철 들어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렸고 일조량도 적었기 때문에 달리기는 많이 달렸어도 감꼭지 갈라진 것이 많았고, 감 크기도 작더라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어찌되었든 중요한 원료감 수확을 끝냈고, 함양 산청을 오가며 부지런히 실어다 저온창고에 넣어놓았으니 숙제 한가지는 마친 셈입니다.


자...다음은 함양 고종시를 수확할 차례인데 그 사이 감이 좀 더 익었을까요?
* 해야 할 일 *
생강캐기
함양고종시랑 대봉감 따기
볏짚 모아서 보관하기
콩 타작하기
감 깎기
마늘 양파 심기
글쓴 사람. 도란들_이은화 (연꽃농부)
<도란들-산아래연꽃의 흙살림터>라는 농장 이름이자 브랜드를 만들어 남편 산아래농부와 함께 관행농법을 지양하고 친환경적 농법을 고민하며 조금 더디 가더라도 흙을 살리고, 흙을 기반으로한 살림살이를 이어 나가고자 고군분투 중인 서툰 농사꾼입니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부지깽이도 뛰어다녀야 한다는 가을.
1년 농사의 결실이 이때 몽땅 몰리다 보니 안그래도 정신이 없을 판인데 산청과 함양을 오가며 농사를 짓기에 부산함이 더합니다.
생태계를 생각하면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이쪽 분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밤머리재에 터널(정식명칭은 지리산터널)이 개통되고나니 솔직히 말해 함양을 오고 가는 수고가 훨씬 덜어지긴 했습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적인 마음이여....
산청에서 농사짓는 땅들은 일부는 대원사가 소유의 땅을 임대한 것이고, 나머지는 개인 땅을 임대계약서 없이 빌려 쓰고 있습니다.
3천 평의 함양 농장은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주소지를 옮긴 지 5년 이내의 사람들에게 정부에서 귀농정착자금으로 지원해 주는 자금으로 구입한 우리 부부의 땅인데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출금 갚을 때까지는 농협 땅이라 농협에 따박따박 이자 내며 빌려 쓰고 있는 셈이지요.
함양 농장을 구입하게 된 계기는 다시 기회를 봐서 이야기하기로 하겠습니다.
다음 주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감 깎는 작업에 돌입하기 전에 바깥 일을 모두 끝내놓고 차분히 앉아 감을 깎아야지 싶은데 생각은 KTX라도 몸이 무궁화인지라 일을 따라가지 못하고 절절맵니다.
'그래, KTX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마을까지는 어떻게든 해보자. 자...지금 제일 급한 일이 뭐지?’
'비가 오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질 수 있으니 얼면 안되고, 젖으면 안되는 것들 먼저 해야겠군.감 따기, 생강 캐기, 콩 타작, 볏단 옮기기... 마늘과 양파는 우리가 먹을 것이니 일단은 그 다음으로....'
감 이야기.
함양 농장에는 농장을 구입할 때부터 이미 산청고종시와 함양고종시, 그리고 대봉감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집을 새로 짓는 것보다 리모델링 하는게 더 힘든 것처럼, 함양 고종시 사이에 산청 고종시도 드문드문 있고 대봉감(대봉시) 구역이 따로 있는데도 고종시 나무들 사이에 대봉감 나무가 하나씩 섞여 있습니다.
산청에서 곶감의 원료감으로 사용하는 고종시 (산청 고종시)
함양 고종시...산청 고종시보다는 모양이 좀 더 길쭉합니다.
대봉감...홍시용 생과로 판매하고 있지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던 나무들이라 수피 상태도 엉망이었고 잘못된 전정으로 수형도 엉망인지라 입춘 지나면 바로 전정 작업에 돌입해 나무의 높이도 낮추고, 가지 사이사이로 햇빛이 잘 들도록 많은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다행히 해마다 나무 상태나 열매 상태가 좋아지는게 눈으로 보여서 “와...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네. 확실히 감 상태가 좋아지고 있어.” 하면서 남편과 둘이서 셀프 칭찬으로 위안을 삼고있지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전에 이 감들의 수확을 마쳐야 하지만, 날씨만 괜찮다면 최대한 수확을 버텨서 감들이 나무에서 충분히 숙성되기를 기다리는 편입니다.
사람을 최대한 동원하여 한번에 우루루 따야하는데 이러고 있으니 작업 진행 속도가 더딜 수 밖에요.
보통의 곶감 농가에서는 감을 깎으면 바로 유황 훈증을 한 후에 곶감막에 감을 겁니다.
그런데 유황훈증을 하지 않고 대량의 곶감을 만들려고 하면 여러 위험부담이 따르는데 여러 시행착오 끝에 우리 부부가 내린 결론은, 그래도 나무에서 감을 충분히 익혀서 깎아야 곶감의 빛깔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무유황자연건조 곶감>으로 그나마 경쟁력 있는 곶감이 된다...는 것이죠.
같은 고종시 이름을 달고 있어도 산청 고종시와 함양 고종시는 나무의 수형도 다르고, 열매의 생김새도 다르고, 과육의 성질도 다르고, 익는 시기도 다릅니다.
봄에 새순도 산청 고종시가 먼저 트고, 열매 익는 것도 먼저 익기 때문에 작업을 일괄적으로 하지 못하고 시차를 두고 나눠서 하게 되지요.
산청에 들어와 산 세월이 더 길다 보니 <함양 고종시> 보다는 <산청 고종시>가 더 익숙하지만 우리 농장에서 자라고 있는는 함양 고종시와도 친해지려 몇 년째 분석하며 애쓰고 있습니다.
지리산 자락에 감 좀 있다 하는 곳이면 ‘입동’ 전후로 곶감을 깎으실텐데 다른 지역의 곶감용 감은 품종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하동이나 광양 쪽은 산청에서 원료감으로 사용하는 ‘고종시’를 사용할테고 간혹 ‘둥시’나 ‘대봉감’으로 곶감을 하는 곳도 있겠지요.
예전에 ‘단성감’도 곶감용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반건시 정도로만 사용하고 고종시 곶감이 주류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둥시...경북 상주쪽에서는 주로 이 둥시로 곶감을 깎지요.
단성감...몇 년전까지만 해도 단성감 곶감이 보였었는데
최근에는 반건시만 보이고 건시는 고종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 많은 감들 언제 다 딸까 걱정하며 달려와주신 친정 아버지와 남동생 덕에 산청 고종시 수확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우리 농장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물어봐도 올해 전반적인 산청 고종시 작황 상황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가뭄이 길게 이어지다 장마철 들어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렸고 일조량도 적었기 때문에 달리기는 많이 달렸어도 감꼭지 갈라진 것이 많았고, 감 크기도 작더라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어찌되었든 중요한 원료감 수확을 끝냈고, 함양 산청을 오가며 부지런히 실어다 저온창고에 넣어놓았으니 숙제 한가지는 마친 셈입니다.
자...다음은 함양 고종시를 수확할 차례인데 그 사이 감이 좀 더 익었을까요?
* 해야 할 일 *
생강캐기
함양고종시랑 대봉감 따기
볏짚 모아서 보관하기
콩 타작하기
감 깎기
마늘 양파 심기
글쓴 사람. 도란들_이은화 (연꽃농부)
<도란들-산아래연꽃의 흙살림터>라는 농장 이름이자 브랜드를 만들어 남편 산아래농부와 함께 관행농법을 지양하고 친환경적 농법을 고민하며 조금 더디 가더라도 흙을 살리고, 흙을 기반으로한 살림살이를 이어 나가고자 고군분투 중인 서툰 농사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