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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X 이은화씨앗 확보와 보관(생강과 감자)


24절기 가운데 세 번째인 경칩(驚蟄)까지 지나고 나니 며칠 동안 한낮 기온이 20도를 웃돌면서 가끔 반팔 차림으로 산책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뭐, 이 정도 기온이라면 개구리가 깨어나고도 남았겠다 싶은데 오늘 여름 소나기처럼 비가 내리고 나니 갑작스레 기온이 다시 뚝 떨어져 허겁지겁 두꺼운 옷을 꺼내입었다. 에구, 더웠다 추웠다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구만. 옥상 곶감막에 보관하고 있는 씨 생강들이 저온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온재를 가져다 꽁꽁 싸매주는 남편 모습을 보며 역시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구나 싶다.

 

금요일, 산청에서 생강농사 짓는 몇몇 지인들과 생강 종자를 구입 하러 완주 봉동에 함께 다녀왔다. 지금까지는 지인들 편에 생강 종자를 전달받았는데 올해는 종자를 판매 하시는 분과 정보 교환도 할 겸 함께 가자는 제안에 따라 길을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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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께 정보를 얻기도 하고 올해 처음 생강 농사를 시작한다는 후배 부부님께는 우리의 생강 농사 경험담을 들려드리기도 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생강은 토종생강과 중소강 대강으로 크게 구분하여 판매하고 계셨는데 우리같이 생강 발효액을 만들어 판매하는 농가는 토종생강보다는 중소강을 재배하게 된다. 토종 생강은 매운 맛이 강하고 즙이 별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며 대강은 향도 강하고 맛도 강하며 온습도 조건이 조금 더 까다로운 편인데다 생강의 발이 굉장히 굵어서 시각적으로도 우리의 정서와는 조금 맞지 않아서 선택을 하지 않았는데 일반적으로 농사를 지으면 결과물이 중소 생강과 큰 차이는 없어서 연작 피해가 걱정인 농가에서는 피해를 줄이는 차원에서 대강을 심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토종생강과 중소강, 그리고 대강은 같은 생강이라도 육질의 색도, 생강의 조직도 다르고 자라는 양상이 달라서 토양에서 흡수하는 영양분도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연작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생강 종자를 돌려심기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다 싶다.

생강은 저온 피해가 심한 작물이라 4월15일 무렵에나 노지에 심을 예정인데 그때까지는 보관이 중요하다. 보관온도가 평균 15도 정도를 유지하되 13.5도 이하로 내려가면 저온장애가 있을 수 있으므로 그때까지는 씨 생강 보관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화요일까지는 최저 기온이 영하권이라 요즘 한창 감자 심는 시기이지만 우리는 이번 추위 지나가고 심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감자 두둑만 만들어놓고 남편과 날씨를 뒤적이며 일정 조정을 해본다. 해마다 강원도 씨감자 20kg 한 상자를 구입해서 심었는데 올해는 수미감자 20kg, 두백감자 10kg, 홍감자 로드 6kg 정도를 준비해서 쪼개놓고 눈을 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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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 감자도 두백 감자도 쪄먹기도 하고, 반찬용으로 사용하는 감자인데 늘 한가지 씩만 심다보니 비교를 할 수 없어서 이번엔 두 가지를 다 심어보기로 했다. 내친 김에 홍감자도 심어보고. 홍감자는 갓 수확했을 때 쪄먹으면 포실포실한게 정말 맛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장기 보관이 어렵고 시간이 갈수록 맛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것도 직접 키우고 먹어보고 보관해봐야 알겠다 싶어서 양을 조금 적게 해서 심어보기로 했다.

예전에는 마을 이장님을 통해 미리 씨감자를 신청해 놓았다가 가을쯤 전달받아 집에서 보관 해서 봄에 내다 심었는데 씨감자까지 보관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아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봄에 구입해서 심자고 의견을 모았다. 씨감자 한 조각당 30~40g을 기준으로 쪼개는데 올해는 씨감자들 크기가 어쩜 이리도 작은 것인지 구입해서 박스를 열어보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거의 쪼갤 필요도 없을 만큼의 크기였는데 “씨감자 쪼갠 다음에 재를 묻혀서 심어야 하는데...”하며 걱정하시는 친정아버지에게 알이 하도 커서 쪼갤 필요도 없다고 말씀을 드릴 것을 그랬나 보다. 쪼개는 수고를 덜었으니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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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 좋다. 크기가 작은 것도 좋고, 햇빛 받아 퍼런 감자도 봐 줄테니까 눈만 튼실하게 틔워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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