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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X 이은화왕겨에 대한 고민

 

왕겨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몇 년째 지인의 유정란 농장에서 닭똥 거름을 얻어오고 있는데 공짜로 얻어오기는 하여도 이 작업은 노동의 강도가 심하여 어지간한 사람은 덤벼들지 못한다. 겨울 동안 팔꿈치와 손목 상태가 불량하여 감 깎는 작업도 그렇고 예정했던 여러 일이 꼬여버렸는데 옆 지기의 팔꿈치랑 손목 상태 또한 나랑 매한가지인지라 닭똥 거름 퍼오는 일을 이제는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만두는 것도 신뢰 문제가 얽혀있어서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 닭장 주인은 봄 가을 일 년에 두 번, 묵은 바닥층을 벗겨내고 새 왕겨랑 톱밥과 낙엽을 채워 넣고 리모델링 마쳐야 비로소 새로운 병아리를 넣을 수 있는데 기계가 들어갈 수 없는 작은 규모의 유정란 농장이다 보니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요즘은 이렇게 노동 집약적 작업을 하려고 하지만 우리가 필요할 때 흔쾌히 거름을 내어주었으니 주인이 필요로 할 때 우리는 재빨리 치워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셈이다. 힘들다고 갑자기 못하겠다고 하면 유정란 농장주는 일정에 차질이 생기니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아무튼 여러 날 닭똥 거름 깨내고 퍼 담고 싣고 농장으로 운반한다고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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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는 시간에 농장주인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왕겨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혹시 왕겨 구할만한 곳 아느냐고 하소연을 하신다. 다른 농사도 그렇지만 비닐피복을 하지 않는 생강 농사는 특히나 풀을 제어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그전까지는 잡초 발생 억제를 위해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왕겨를 구입해서 이랑 위에 두툼히 깔면 풀을 제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2년 전에 갑자기 왕겨가 폐기물로 지정되며 일반인에게는 판매를 금지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미곡종합처리장 같은 대규모의 시설에서 왕겨를 구할 수 없다 보니 수요 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마을 단위의 작은 정미소에서도 왕겨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주력 작물 가운데 하나인 생강농사를 위해서는 왕겨와 볏짚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려움 속에서도 벼농사를 포기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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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해서 겨우 구해왔다는 왕겨들


그나저나 농부가 농사지은 왕겨를 농부가 사용할 수 없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농사지으라는 건지 모르겠다. 무조건 비닐도 처리하라는 것인가?

올해는 작년에 농사지으며  확보해 둔 볏짚과 왕겨 덕분에 큰 걱정을 덜었다. 

생강농사를 위해서라도 벼농사를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지속되지는 않을까?

 


도로 직선화 공사로 사라지는 나무들

산청 동의보감촌은 2023년 9월에 개최되는 산청 한방엑스포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함양에서 동의보감촌으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도로의 직선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작은 터널이 뚫렸고 가장자리에 서 있던 오래된 벚나무들이 몽땅 베어져 길 위에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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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화 공사가 마무리되면 우리의 농장 가는 길이 더욱 편해질테니 무조건 환영하고 기뻐해야하겠지만 화사한 벚꽃으로 아름답게 수놓던 나이배기 큰 나무들이 편의를 위해 무참히 베어진 모습을 보니 마음이 씁쓸했다. 

이런 아쉬움은 단성에서 덕산으로 향하는 도로의 직선화 공사에서도 반복되었다. 길가에 히어리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던 곳이었는데 나무들은 벌써 제거되었고 지금은 주변의 암반 깨내는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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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리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반드시 생기는 법인데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알기는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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