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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X 이은화감나무방제 – 석회유황합제


일에 쫓겨 미처 봄옷들을 꺼내놓지 못했는데 요즘 한낮 온도가 25도를 웃돈다. 다음 주 청명 한식 무렵에 비 소식이 있고, 비 온 뒤엔 기온이 다시 조금 내려갈 거라는 예보 때문에 얇은 옷으로 바꾸기에는 아직은 조금 불안하여 지금 입고 있는 옷들로 견딜 수 있을 때까지는 그냥 버텨보기로 하였다.


높은 기온 탓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벚꽃은 이제 작은 바람에도 꽃비가 되어 온 길바닥에 연분홍 점들을 흩뿌려놓는다. ‘아, 이제 벚꽃 시즌도 끝이구나. 다시 1년 뒤에나 볼 수 있을텐데.’ 서운한 마음에 어슬렁거리며 주변의 나무들을 둘러보다가 이웃집 감나무에 연둣빛 잎새들이 팔랑거리는게 눈에 들어왔다. 흐억! 저 감나무는 뭐야. 감잎이 벌써 핀 거야? 저 집 감나무만 그런거야 아니면 다른 데도 그런거야.‘ 놀란 마음에 집옆 서원 담벼락으로 달려가 감나무들을 살펴보니 아직 이파리가 팔랑거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잎눈에 연둣빛이 돌며 비늘 옷을 벗고 있기는 했다. 벌써 잎새를 틔우고 이파리를 너풀거리는 감나무는 단성시 감나무다. 잎 피는 순서를 보면 단성시가 제일 빠르고, 다음이 산청 고종시, 그리고 그 다음이 함양 고종시 순이다.

 

이곳이 이 정도면 이곳보다 더 따뜻한 옥종의 감나무들은 벌써 잎이 피었겠다 싶어 감나무 퇴비 뿌리면서 잎눈을 살펴보니, 대부분은 괜찮지만 한두 나무는 벌써 연한 잎새가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어서 석회유황합제를 하기에는 시기를 놓친 것 같아 퇴비만 뿌려주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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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함양농장의 감나무들은 괜찮을까? 함양농장은 원래 이곳보다 늦은 편이지만 요즘 워낙 기온이 높았던지라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역시 함양이 산청보다 온도가 낮기는 한가보다. 함양 고종시 잎눈들은 아직 겨울잠을 자는 상황이었고, 산청고종시는 다행히 마지막 비늘 옷을 입고 있는 상황이라 어찌 보면 방제하기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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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하는 동네가 다 그렇겠지만 감나무 방제하는 시즌이 되면 트럭마다 500리터 혹은 1톤짜리 물통을 싣고 분주히 오가는 모습이 계속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혹시 일하느라 방제 시기를 챙기지 못하더라도 오가는 차량의 물통과 약줄을 보면서 약 치는 시기임을 저절로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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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방제 주기가 조금 달라서 주변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고 우리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석회유황합제를 조금 일찍 미리 쳐두면 이렇게 불안하지 않을텐데 싶지만 잎눈이 깨어나는 그 시기가 벌레들도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인지라 벌레에 대한 방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더는 미룰 수 없겠다 싶은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석회유황합제를 250배 희석하여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샤워를 시킨다는 느낌으로 꼼꼼히 뿌리는 것이다. 사실 1차 방제인 석회유황합제 살포가 방제의 절반 몫은 차지한다. 석회유황합제 살포로 나무 표피에 숨어있는 벌레와 벌레 알을을 초기 제압하는 것이라 병충해 전체에서 충해를 최소화 시키는 작업인 것이고, 병해는 다른 것보다 낙엽병이 제일 큰 문제라서 낙엽병 예방을 위해 6월에 2주 간격으로 2차, 3차, 7월에 4차 방제를 하는 것으로 병충해 방제를 모두 끝낸다. 나머지는 전정과 유인으로 바람길을 잘 만들어 주고 일조량을 확보해주는 작업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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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유황합제를 뿌리는 작업에는 여러 가지로 불편함과 고통이 따른다. 바람 방향이 바뀌어 강산성의 약재가 얼굴에 튀면 피부가 따끔거리기 때문에 코로나 검사소에서 사용하는 페이스쉴드를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남편 산아래 농부 얼굴에 씌워주었다. 고글을 착용할 때는 바깥면에 약재가 튀어서 보이지 않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고글 안쪽 김 서림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아 힘들어 했다. 페이스 쉴드는 일단 김 서림이 없어서 작업 시작할 때는 편해 보였는데 약을 치다 보면 삶은 계란 노른자를 물에다 풀어놓은 것 같은 누르스름한 불투명의 약재가 안개처럼 투명창에 내려앉아 결국 앞이 보이지 않으니 작업의 난이도는 개선되지 못했다.


아무튼 적절한 시기에 석회유활합제 방제를 끝마쳐서 큰 숙제 하나를 마쳤으니 다행이다.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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