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穀雨)가 지났다. 촉촉한 비에 곡식들이 하나, 둘 깨어나야 하는 시기인데 아직은 황사에 송화가루까지 더해져 하늘이 매일 뿌옇기만 하다. 비가 오지 않은 덕분에 생강 심기는 잘 했으니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작년에도 봄가뭄이 심했는데 올해도 그러려나? 요즘 날씨가 건조한 것도 걱정이지만 밤낮의 큰 일교차가 더 걱정거리다. 낮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갔다가도 밤이 되면 7도 전후까지 훅 떨어져 기온 차가 20도를 넘나드니 사람이고 작물이고 감기들기 딱 좋은 날씨인데 이게 나중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모르겠다.
3월 15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수미 감자, 홍감자 로즈, 두백 감자, 이렇게 세 종류의 감자를 심고 그 위에 검은색의 멀칭 비닐을 덮어주었다.

4월6일, 비닐 표면에 뭔가 뾰족하게 올라온 게 느껴져 컷터 칼로 비닐을 찢어주었더니 예상 했던 대로 연둣빛 감자 싹이 올라와 있었다.

한낮엔 기온이 높은 편이라 자칫하면 비닐 안에서 싹이 녹아버릴 수 있었는데 적절한 순간에 비닐을 찢어줘서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칭찬했는데, 하필이면 멀칭 비닐 찢어주고 나니 갑자기 밤 기온이 뚝 떨어져 버렸다. 4월 9일, 감자 싹이 무사한지 확인하러 갔더니 어쩌다 하나씩은 멀쩡한데 대부분의 감자 싹들이 동해를 입었다. 인간사 ‘새옹지마’라더니 적절한 타이밍이라 생각하며 비닐을 찢어준 것이 이렇게 화가 되어 뒤통수를 칠 줄이야.

동해로 얼어버린 탓에 감자밭에 연둣빛이 거의 보이질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올해는 씨감자 쪼갤 때 조각을 크게 내어 감자 눈에 여유가 있었으니 다른 눈에서 새롭게 싹을 올리겠지 싶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생강 심는 작업에 매진했다. 오늘 생강 심기를 마무리하고 감자밭에 들러 감자 상태를 확인하니 못 본 사이 감자 순들이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비닐 안에서 삶아지는 것과 비닐 밖에서 서리 피해를 받는 것 중에 어떤 게 더 안좋을까? 물론 피할 수 있다면 둘 다 피해야겠지만. 아무튼 이 정도만 해도 다행이다. 5월 초까지는 날씨를 장담할 수 없으니 생강 작업 마무리 지어놓고 감자 순을 따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낮은 밤 기온이 신경이 쓰여 씨 생강 심는 작업을 주저하고 있었는데 생강 싹이 너무 자라면 심기도 불편하고 작업 도중에 싹이 떨어져버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냥 심기로 하였다. 생강 이랑을 만들어 놓고 기온 때문에 심기를 주저하는 동안 두둑에 벌써 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관행이라면 이랑 만들어 놓고 전체적으로 제초제 한번 치고, 씨 생강 심고 두둑에 다시 제초제 한번 치고 짚을 덮는데 농약을 치지 않는 농가는 씨 생강을 심는 이 시기부터 벌써 풀과의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짚을 두툼하게 덮는다 해도 풀과의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일. 제초제를 친 곳도 시간이 지나면 풀이 나겠지만 초기에 기선 제압을 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과는 노동의 강도도 다르고 수확량도 다르다는 것을 사람들이 얼마나 알아줄지 모르겠다.
아무튼, 빽빽하게 올라오는 어린 풀들을 호미로 깊이 뒤적거려 1차 풀매기를 진행하며 씨 생강을 심었다.
매년 그래왔듯이 두 줄 심기로 진행했고, 생강들과의 간격은 약 30센티로 해서 엇갈려 심었는데, 올해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일손을 얻지 않고 우리끼리만 작업을 진행했다. 일손이 많으면 속도가 빨라 후다닥 해치울 수 있는데 일손이 적으니 여러 날이 걸렸다. 하지만 생강을 심는 간격과 깊이가 일정하고 생강의 크기나 생강 눈의 상태를 잘 살펴서 심었으니 이후에 풀 뽑는 작업을 하거나 관수용 호스를 설치할 때 그 진가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강 심기를 마쳤으니 내일부터는 씨 생강 심은 두둑에 토착 미생물 뿌리고 볏짚 덮어주고 보온 비닐 덮고 고랑에 제초매트 깔아주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생강 심는다고 며칠 꼼지락거리는 사이에 감나무 잎도 많이 자라 가지 끝에 벌써 꽃봉오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강 심다가 잠시 감나무를 관찰해보니 결과모지의 끄트머리 눈 하나가 20센티도 넘게 자랐고, 감잎 겨드랑이에 꽃봉오리가 하나 씩 고개를 내밀어 끝눈 하나에 감꽃이 4~5개나 달렸으니 만약 잎이 틀 무렵에 갑자기 서리가 내려 잎눈이 동해를 입는다면 잠재된 감꽃까지 얼어버리는 셈이고 감 농사를 망쳤다는 말이 나오겠이다. 감자싹 얼었을 때 감나무 잎눈도 얼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피해는 없었던 것 같다. 이제부터는 밤 기온이 조금 낮아진다 해도 동해 입을 걱정은 거두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생강은 땅 속에 심었으니 지온으로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될테고 그 위에 짚까지 두툼하게 덮어주면 큰 피해없이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고추 모종을 언제 심느냐인데 날씨 때문에 정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穀雨)가 지났다. 촉촉한 비에 곡식들이 하나, 둘 깨어나야 하는 시기인데 아직은 황사에 송화가루까지 더해져 하늘이 매일 뿌옇기만 하다. 비가 오지 않은 덕분에 생강 심기는 잘 했으니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작년에도 봄가뭄이 심했는데 올해도 그러려나? 요즘 날씨가 건조한 것도 걱정이지만 밤낮의 큰 일교차가 더 걱정거리다. 낮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갔다가도 밤이 되면 7도 전후까지 훅 떨어져 기온 차가 20도를 넘나드니 사람이고 작물이고 감기들기 딱 좋은 날씨인데 이게 나중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모르겠다.
3월 15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수미 감자, 홍감자 로즈, 두백 감자, 이렇게 세 종류의 감자를 심고 그 위에 검은색의 멀칭 비닐을 덮어주었다.
4월6일, 비닐 표면에 뭔가 뾰족하게 올라온 게 느껴져 컷터 칼로 비닐을 찢어주었더니 예상 했던 대로 연둣빛 감자 싹이 올라와 있었다.
한낮엔 기온이 높은 편이라 자칫하면 비닐 안에서 싹이 녹아버릴 수 있었는데 적절한 순간에 비닐을 찢어줘서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칭찬했는데, 하필이면 멀칭 비닐 찢어주고 나니 갑자기 밤 기온이 뚝 떨어져 버렸다. 4월 9일, 감자 싹이 무사한지 확인하러 갔더니 어쩌다 하나씩은 멀쩡한데 대부분의 감자 싹들이 동해를 입었다. 인간사 ‘새옹지마’라더니 적절한 타이밍이라 생각하며 비닐을 찢어준 것이 이렇게 화가 되어 뒤통수를 칠 줄이야.
동해로 얼어버린 탓에 감자밭에 연둣빛이 거의 보이질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올해는 씨감자 쪼갤 때 조각을 크게 내어 감자 눈에 여유가 있었으니 다른 눈에서 새롭게 싹을 올리겠지 싶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생강 심는 작업에 매진했다. 오늘 생강 심기를 마무리하고 감자밭에 들러 감자 상태를 확인하니 못 본 사이 감자 순들이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비닐 안에서 삶아지는 것과 비닐 밖에서 서리 피해를 받는 것 중에 어떤 게 더 안좋을까? 물론 피할 수 있다면 둘 다 피해야겠지만. 아무튼 이 정도만 해도 다행이다. 5월 초까지는 날씨를 장담할 수 없으니 생강 작업 마무리 지어놓고 감자 순을 따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
낮은 밤 기온이 신경이 쓰여 씨 생강 심는 작업을 주저하고 있었는데 생강 싹이 너무 자라면 심기도 불편하고 작업 도중에 싹이 떨어져버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냥 심기로 하였다. 생강 이랑을 만들어 놓고 기온 때문에 심기를 주저하는 동안 두둑에 벌써 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관행이라면 이랑 만들어 놓고 전체적으로 제초제 한번 치고, 씨 생강 심고 두둑에 다시 제초제 한번 치고 짚을 덮는데 농약을 치지 않는 농가는 씨 생강을 심는 이 시기부터 벌써 풀과의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짚을 두툼하게 덮는다 해도 풀과의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일. 제초제를 친 곳도 시간이 지나면 풀이 나겠지만 초기에 기선 제압을 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과는 노동의 강도도 다르고 수확량도 다르다는 것을 사람들이 얼마나 알아줄지 모르겠다.
아무튼, 빽빽하게 올라오는 어린 풀들을 호미로 깊이 뒤적거려 1차 풀매기를 진행하며 씨 생강을 심었다.
매년 그래왔듯이 두 줄 심기로 진행했고, 생강들과의 간격은 약 30센티로 해서 엇갈려 심었는데, 올해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일손을 얻지 않고 우리끼리만 작업을 진행했다. 일손이 많으면 속도가 빨라 후다닥 해치울 수 있는데 일손이 적으니 여러 날이 걸렸다. 하지만 생강을 심는 간격과 깊이가 일정하고 생강의 크기나 생강 눈의 상태를 잘 살펴서 심었으니 이후에 풀 뽑는 작업을 하거나 관수용 호스를 설치할 때 그 진가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강 심기를 마쳤으니 내일부터는 씨 생강 심은 두둑에 토착 미생물 뿌리고 볏짚 덮어주고 보온 비닐 덮고 고랑에 제초매트 깔아주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생강 심는다고 며칠 꼼지락거리는 사이에 감나무 잎도 많이 자라 가지 끝에 벌써 꽃봉오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강 심다가 잠시 감나무를 관찰해보니 결과모지의 끄트머리 눈 하나가 20센티도 넘게 자랐고, 감잎 겨드랑이에 꽃봉오리가 하나 씩 고개를 내밀어 끝눈 하나에 감꽃이 4~5개나 달렸으니 만약 잎이 틀 무렵에 갑자기 서리가 내려 잎눈이 동해를 입는다면 잠재된 감꽃까지 얼어버리는 셈이고 감 농사를 망쳤다는 말이 나오겠이다. 감자싹 얼었을 때 감나무 잎눈도 얼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피해는 없었던 것 같다. 이제부터는 밤 기온이 조금 낮아진다 해도 동해 입을 걱정은 거두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생강은 땅 속에 심었으니 지온으로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될테고 그 위에 짚까지 두툼하게 덮어주면 큰 피해없이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고추 모종을 언제 심느냐인데 날씨 때문에 정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