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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X 이종혁응애응애

11.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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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애가 있는 딸기 잎 뒷면을 확대 촬영한 모습)


내가 관리하는 큰 하우스 두 동중 한 동이 응애가 심하다. 응애는 딸기잎 뒷면에 붙어 딸기의 생육을 방해한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잎 뒷면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조금씩 움직임이 있다. 응애가 심하면 딸기 줄기와 잎에 거미줄을 치는데 이때는 이미 응애가 아주 심한 현상이다.

딸기 농가들에게 가장 골치아픈 병해충이 이 응애이다. 이녀석은 약제에 직접 맞아야 죽는데 잎뒷면에 붙어 있으니 방제하기가 까다롭다. 또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온도에 따라 3~7일 정도 걸린다. 그러니 약을 치고도 2~3일 내 다시 약을 쳐 개체수를 줄여 나가야 한다. 요즘은 방제 방법도 다양한데 훈증(연기)으로 방제를 하기도 하고 연막기, 천적 등을 이용 한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물약을 친다.

나는 작년에 만들어 둔 친환경 약제(오일+은행삶은물)를 주기적으로 방제한다고 했는데 뭔가 잘못 된 것 같다. 한번만 더 쳐보면 괜찮아 지지 않을까. 딱 마지막으로 쳐봐야지. 이러면서 시간은 좀 더 흘러 갔다. 차도가 없는것 같아 농약방 앞까지 갔다가 고민 끝에 다시 돌아 왔다. 그리고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 농약을 구입했다. 그리곤 다시 하우스 앞에 두고 또 며칠을 보냈다. 

딸기 상태는 점점 안좋아졌다. 농약도 살포했다. 친환경재배를 하겠다는 생각이 점점 흔들리고 자기 합리화를 하는 내 모습을 보았다. 응애 피해가 있으니 수확하는 딸기는 크기가 아주 작았다. 경매장으로 출하를 하면 일단 커야한다. 그리고 모양이 이뻐야 경매가격을 잘 받는다. 생산비는 다른농가와 비슷하게 드는데 출하가격은 다른집보다 절반 이상 차이 났다. 회의감이 들었다. 나도 다른 농가들 처럼 양액재배를 하고 큰 딸기를 키워 내는 상상을 해봤다. 그런 혼란스런 시간을 보내다 다시 마음을 잡고 실패하더라도 내가 직접 관리하고 살펴서 딸기를 살려 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이것저것 해보고 있지만 아직 딸기는 응애 피해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내년엔 더 관리하고 잘 키워 보겠다는 다짐을 하는 한주였다.


 



글쓴 사람. 종혁
평생 농민으로 살고 계신 부모님과 함께 농사짓고 있다. 좀 더 건강한 농사를 짓고 싶고, 혼자가 아니라 다함께 잘사는 세상이 되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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