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하고 싶지 않아도 매일 해야 하는 질문 – 함양군 서하면 마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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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위기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궁금한 누구나
  • 사과농사를 지어보고 싶지만 사과농사의 미래가 걱정되는 예비 농부


기후위기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는 전직 환경운동가, 마용운 농부는 함양에서 11년 째 사과농사를 짓는다. 

인터뷰를 준비하며 알게 된 정보들을 하나 둘 꺼내며 ‘꽤 유명하시더라고요.’ 했더니 농부의 첫 반응은 ‘농사일이 별로 재미가 없어요. 크게 뿌듯하거나 보람 있거나 그런 거 잘 모르겠어요. 그냥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하는 거죠.’ 

당황하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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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밭에서 만난 마용운 농부



농부인가, 환경운동가인가 싶을 정도로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는 자리에 많이 섰더라고요.

여기서 농사지은 지 만 10년이 지나고 이제 11년째에요. 농사짓기 전에도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고, 제 입으로도 기후변화 심각하다, 인류에게 커다란 위기다 얘기하고 다녔거든요.

막상 농사를 짓게 되면서 컴퓨터 화면에서 만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저 멀리 북극곰이나 펭귄, 제3세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일이 아니라 제가 일하는 사과밭에서 직접 맞닥뜨리게 되는 기후변화는 진짜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심각한 거예요. 이미 너무 심각하게 기후변화로 농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 아무도 우리나라의 농민들이 얼마나 힘들게 농사를 짓고 있는지 관심을 갖지 않고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더라고요.

마침 2018년에 녹색연합에서 발행하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가을특집으로 사과를 한다고 사과농부로서 어떻게 농사를 짓는지 글을 써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그 얘기를 듣고 사과농사 이야기도 쓸 수는 있지만 기후변화 때문에 느끼는 사과농부의 어려움이나 피해를 쓰는 건 어떨까요? 제안을 했더니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 글의 마지막에 기후변화에 대해서 그나마 환경단체들이 얘기는 하고 있는데 대부분 북극곰 걱정만 하지 이 땅에서 힘들게 농사짓고 이미 피해를 받는 농민들의 이야기는 걱정은 하지도 않고 있다고 써버렸어요. 진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어요.

그리고는 한참 있다가 2019년 11월에 녹색연합이 2019그린컨퍼런스 <기후변화의 증인들>이라는, 우리나라에서 기후변화로 영향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는 행사를 서울에서 하는데 저를 초대했어요. 거기서 제 얘기를 했는데 이후에 몇 군데에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해서 지난해 8번 정도 그런 자리에 선 것 같아요.


처음부터 기후변화, 기후위기를 겪는 농부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농사를 시작하신 건 아니죠?

그럼요. 아니죠.  


그럼 환경운동가에서 농부로 전향(?)하게 된 건, 부모님의 가업을 물려받아야만 하는 특별한 상황이었나요?

제 의지는 별로 없었어요. 부모님께서 연로하시니까 이 밭을 관리하기가 힘에 부치시니 저를 내려오라고 하신 거예요. 형도 둘 있고 동생도 있지만 제가 그 당시에 부모님 보시기에 서울에서 마흔 넘도록 결혼도 안하고, 돈도 안 되는 일 하고 있으니까  ‘네가 내려 와서 농사지어야겠다.’ 생각하신 거 같아요. 2011년 2월초에 내려와서 4월에 결혼했어요.


부모님 나름대로는 아들을 구제하신다는 마음 아니었을까요?

그러셨을 거예요.


10년 동안 사과농사 지어보니, 시골에서 살아보니 어땠나요?

진짜 아무 생각 없이 하나도 준비 안 된 상태에서 내려왔어요. 10년이 지나 생각해 보니 수렁에 빠진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우리나라 나이로 지금 쉰셋인데, 제가 어릴 때는 시골 사는 대부분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부모님 일 거들면서 컸어요. 저도 사과밭에서 나고 자랐고 틈틈이 일을 거들었어요. 그래서 사과농사를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업으로 농사를 지어보니까 천지차이인 거예요. 일단 일이 너무 많고, 또 사과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기후변화의 충격이라든지, 병해충이 쉽지 않더라고요.

저희 밭이 6천 평이 조금 넘거든요. 밭은 규모가 작지 않은 편이에요. 부모님은 60년 동안 사과농사를 지었어요. 지금은 연세가 많으시거든요. 두 분 다 팔순이 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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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촬영한 마용운 농부의 사과밭



혼자서 지으시는 건가요?  

네. 그래서 진짜 죽겠어요. 맨날 일만 해요. 너무 힘들어요. 일이 많아서. 주말이고 휴일이고 없이 계속 일만 하고 있고, 그러니까 재미가 없죠. 안 그래도 농사일 많아서 힘든데 최근 몇 년 동안은 기후위기 때문에 더 죽겠는 거예요.


너무 웃픈 상황이네요. 처음 내려왔을 때와 비교해서 기후변화를 빠르게 체감하나요?

완전이요. 10년 동안 날씨, 기후가 너무 많이 바뀌었어요. 제가 2011년 겨울에 내려왔는데 2019년에 ‘10년 정도 해 보니까 사과에 대해서 이제 조금 알겠다.’ 그랬거든요. 약간 자신이 생겼어요. 그런데 그 해 농사를 완전히 망쳤어요. 그 뒤로 완전 겸손해져서 어디 가서 농사 좀 짓는다는 얘기를 절대 하지 않아요. 어렵다는 얘기만 하고.


지금은 적과가 끝나는 시기인가요?

네. 원래는 열매솎기가 거의 끝났을 시기인데 저희는 진도가 더뎌서 아직까지 하고 있어요.


설마 이것도 혼자 하는 건 아니죠? 

이걸 다 혼자하기에는 너무 무리죠. 혼자는 아무 것도 못해요. 외부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주로 지역에 사는 분들 도움을 받아요. 자기 농사를 조금 가지고 있거나 농사를 지어도 농사시기가 겹치지 않는 분들.

봄에 꽃 피고 열매가 어릴 때, 크기가 작을 때 솎아내는 일에 손이 많이 가는데 꽃이 사과나무 한그루에 천 송이에서 품종에 따라 5천 송이까지 피거든요. 그걸 백 개 내외로 줄여야 해요. 손으로 다했어요.

농약은 아닌데 꽃이 피었을 때 뿌리면 꽃의 암술을 말려 죽이는 특정한 성분이 든 약제 약간의 식물호르몬제를 특정 시기에 쓰면 열매가 적과가 되기도 하거든요. 그걸 해야 되는데 올해는 사람 손으로만 하다 보니까 인건비가 엄청나요.


과수원 저 끝까지 사과나무가 서 있는 걸 보면 뿌듯하다가도 저게 다 일이다 싶으면 아이쿠야 싶겠어요.
6000평 땅에서 주로 생산되는 사과는 어떤 품종인가요? 

후지. 흔히들 부사라고 하는데 후지가 맞는 이름이에요. 그건 잘못된 이름이에요.

우리나라 개발 품종 홍로가 있고요, 시나노스위트. 이 세 가지가 지금은 주력으로 생산하는 품종이에요. 후지는 일본에서 개발한 품종인데 우리나라 사과 재배면적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홍로가 아마 15%정도 될 거예요. 5~6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자체개발한 몇몇 품종들이 보급되고 있어요. 저도 4가지 정도 시험 삼아서 키워보고 있어요. 사과나무를 심으면 보통 15년씩은 가거든요, 덜컥 심었다가 얘가 마음에 안 들어, 그러면 베어내고 캐고 새로 심는데 엄청난 많은 시간이 그냥 소비되어야 하니까 신중하게 선택하는 게 좋죠.


홍로는 추석을 겨냥해서 개발된 품종이라고 하던데요,

맞아요. 홍로는 사과로서 맛은 그렇게 좋은 사과는 아니거든요. 그 시기에 추석에 제수용이나 선물용으로 적당한 사과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빨갛고 큼직한 사과로 개발된 거예요.


사과나무를 심으면 15년 정도는 키운다고 하셨는데요, 묘목을 심고 나서 언제부터 제대로 출하가능한 사과를 수확할 수 있나요?

3년째부터 조금씩 나오기 시작해서 5~6년 되면 정상적으로 수확량이 나온다고 할 수 있어요. 그 후로 10년 동안은 꾸준히 수확량이 나오다가 어느 정도 수령이 지나면 나무도 노쇠해지니까 줄어들고.



“사과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아직 4월초인데…아마 우리나라에서 사과를 재배한 이래 가장 일찍 꽃이 피네요. 4월말-5월초에 피던 사과꽃인데…지난 겨울엔 모처럼 추운 겨울이더니, 2월 중순부터는 기온이 급속히 오르며 봄이 일찍 왔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기상이변이 생길지 걱정입니다.”

자연애플농장 페이스북 20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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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 자리에 작은 사과열매가 열렸다.



그럼 1년 사과농사는 언제 시작해서 언제 마무리 되나요?

대부분 작물하고 비슷해요. 겨울에 나무가 쉬고 있을 때, 땅이 얼기 전 초겨울이나 늦겨울에 퇴비를 뿌리고 봄부터 키워서 가을에 수확하고. 새순이 3월 말에 나면 4월 중순 이후에 꽃이 피는데 사과는 그 시기가 빨라지고 있어요. 올해가 특히 빨라요.


올해는 4월 초에 사과꽃이 피었다고 걱정하는 글 저도 읽었어요.

제 결혼기념일이 4월 17일이에요. 10년 전, 2011년만 해도 4월 17일 즈음이면 결혼하고 신혼여행 다녀와도 되겠다 싶었어요. 사과꽃이 4월 말에서 5월초에 폈으니까요. 그래서 ‘그 날 결혼해도 그다지 바쁘지는 않겠다.’ 했거든요.


그럼 결혼을 사과꽃 피는 시기에 맞춘 건가요?

아, 당연하죠!(웃음) 제일 바쁠 때를 피해서, 그 때 딱 결혼한 거예요. 이때쯤이면 여유 있겠다 싶은 그날이 4월 17일이었어요. 그런데 올해는 4월 9일부터 꽃이 피어버리니까 큰일이죠. 최소한 15~20일 정도 빨라졌어요.

제가 지금 영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발표한 홍로사과 개화시기를 보여드릴게요.

영주시는 우리나라에서 사과를 제일 많이 재배하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투자도 많이 하고 영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사과를 시험 재배하고 있어요. 사과나무 모양을 다르게도 키우고 품종도 다양하게 키우는 시험 재배를 많이 해요. 이 자료 보시면 2010년 전에는 최초개화일이 4월 말이었어요. 최근 들어서는 4월 중순으로 훨씬 빨라지고 있어요.


정말 14년간 평균이 4월 18일, 결혼기념일 다음 날이네요.  4월 말에 꽃이 피면 5월에 적과하고 여름에는 태풍 지나가고 가을에 수확하는 거네요. 홍로는 다른 품종보다 조금 일찍 수확한다고 했고요.

품종에 따라서 수확시기가 다른데요, 똑같은 품종만 하면 부담이 있는 거죠. 작업하는 데도.

2천 그루가 넘는 사과 농사를 짓는데 한 품종이 동시에 익는다고 생각해봐요. 그냥 죽어요.(웃음) 일을 분산시키고 태풍이나 자연재해 피해를 분산시키기 위해서 품종을 다르게 배치해요. 여름 태풍이 사과 농사에는 큰 피해를 줘요. 딱 8월말.

2012년 태풍 볼라벤이 저희한테 가장 큰 피해를 줬거든요, 아마 그때도 8월 28일에서 30일 같은데, 그 때 홍로가 엄청 떨어졌어요. 후지사과는 거의 안 떨어졌어요. 수확기가 되면 알도 많이 커지기도 커지지만 이미 사과가 생리적으로 ‘아 때가 되었으니까 떨어져도 되겠다.’ 준비를 하고 있어요. 거기에 태풍이 오면 완전히 떨어지죠.


다양한 품종을 심는다는 건 자연재해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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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작업을 하는 공장에서 컨테이너 박스를 의자 삼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과나무 묘목은 자체적으로 해결하나요?

사과묘목은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삽니다.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아주 규모가 큰 데가 있어요.


혹시 사과 말고 다른 농사짓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요?

다른 거요?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매일 생각해요. 하고 싶진 않지만.

기후가 너무 빨리 변하니까 ‘우리나라에서 언제까지 사과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하는 거예요. 이젠 뭘 해야 되나, 지금부터 뭔가를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나, 아열대 작물 재배를 준비해야 되나 그런 생각을 매일 해요.


아열대 작물이면 망고, 바나나 같은 거요?

바나나는 강원도 삼척에서도 온실재배하고 있어요.

함양 지곡면에서도 한라봉을 재배하고. 지곡이면 여기서 차로 20분도 걸릴까 말까 하는 위치인데. 사과는 앞으로 10년 정도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20년 할 수 있을까 늘 걱정이에요. 지난해에 사과 230그루를 새로 심었거든요. 노랗게 익는 사과를 심었어요. 그게 시나노골드예요. 망고를 심기 전에 사과를 조금 더 가져가야지 아직은 그런 마음에 노란 사과를 심었는데….


갑자기 너무 슬픈데요.

슬픈 이야기죠, 눈물 없이는 듣기 힘든 슬픈 이야기.

2019년 11월에 BBC에서 ‘기후변화 때문에 빨간 사과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는 기사를 다뤘어요. 기후위기가 심해질수록 더워지잖아요. 사과가 빨갛게 되려면 안토시아닌 색소가 필요해요. 직접적인 햇빛, 사과 안에는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포도당, 그리고 약간 서늘한 기온 이 세 가지 조건이 맞아야 안토시아닌이 만들어져서 사과가 빨갛게 되거든요. 최근에는 너무 더워지니까 서늘한 기온이 안 되는 거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영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지난해처럼 장마가 길어지면 햇빛도 잘 못 보잖아요. 장마가 길어지면서 병도 엄청나게 많았어요. 사과에 상업적으로 피해를 주는 병들은 대부분 곰팡이가 일으키거든요. 곰팡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습기예요. 장마철에 다들 집안에 습기 차고 곰팡이 걱정하잖아요. 밖에 있는 사과나무도 마찬가지예요. 곰팡이가 번지면서 잎에 병이 생겨 잎이 떨어지고, 열매에 곰팡이가 침투해서 썩어버리는 병들이 많아요.  


지난해는 장마 때문에 피해가 꽤 컸을 것 같아요.  

그럼요. 지난해는 워낙 장마가 길다보니까 병이 많이 생겼죠. 우리나라 주력품종이 후지와 홍로인데 홍로는 사과를 직접 썩게 만드는 탄저병이 아주 많아요. 품종자체가 탄저병에 아주 취약해요. 우리 면지역에서도 병이 너무 번지다보니까 수확을 포기한 밭이 몇 군데가 있었어요. 아무리 농약을 퍼부어도 감당이 안 되니까,


자연애플농장은 어땠나요?

2019년에는 가을장마가 심했고 지난해에는 여름장마 때문에 난리가 났어요. 저희는 희한하게 주변에서 농약을 제일 적게 쳤는데 농사는 제일 잘되었어요. 주변이 난리가 아니었거든요. 주변의 한집은 홍로사과를 해마다 2,000상자를 수확하던 집인데 지난해는 600상자를 땄대요.


1년 농사를 망치면 사과농사는 다음해에도 영향이 있나요?

홍로처럼 열매가 썩어서 떨어지면 그 한해 농사만 망치는 건데, 잎이 가을에도 광합성을 해서 영양분을 축적해야 하는데 후지처럼 장마철에 잎이 다 떨어져버리면 다음해 농사에도 악영향을 주는 거죠.


사과는 추석과 설날 명절 장사로 1년을 먹고 산다고 들었어요.

사과는 그때가 대목이에요.


사과는 주로 어떻게 판매하세요?

주로 공판장이나 도매시장으로 많이 나가요. 제가 사과를 종이박스에 담아서 도매시장에 보내면 거기서 경매를 해요. 지난해에는 직거래를 30~40% 정도 했어요. 온라인 직거래는 아직 못하고 있어요.


10년 동안 직거래 비중이 점점 늘고 있나요?

부모님이 하실 때는 직거래를 안했죠. 어르신들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잖아요. 제가 와서 조금씩 조금씩 하게 된 거죠.


사과농사 2년차인 2012년부터 10년 동안 꾸준히 농부시장 마르쉐에 출품하고, 최근에는 더피커에서도 마용운 농부의 사과를 팔던데요, 도시 소비자들에게 꽤 핫한 마켓이에요.

조사 엄청 하셨네요. 마르쉐는 2012년 가을에 첫 장이 시작되었는데 그때는 바빠서 못나가고 두 번째 장부터 나갔거든요. 아마 ‘지금 나오는 대부분 농부들이 저보다 뒤에 왔을 거예요. 마르쉐가 도움이 많이 되었죠. 매출도 그렇고 저와 고객을 만나게 해주는 의미 있는 공간이었으니까요.


지난해 농부시장포럼 ‘기후위기의 시대, 농부시장이 농부와 밥상’ 발표가 그래서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더피커에서 파는 마용운 농부의 사과포장이 정말 신선했어요. ‘찐이다’ 그런 느낌. 완충재와 스티로폼 덮개 대신 신문지와 종이박스로 사과를 포장하는 게 손이 엄청 많이 가는 거잖아요. 2020년에 드디어 그 구하기 어렵다는 종이난좌로 포장을 시작하셨죠?

종이난좌*는 몇 년 동안 저처럼 일반 농부들은 구할 수가 없었어요. 완전 대량으로 필요한 데만 공급을 하고 소규모 농장에는 안 판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몇 번이나 전화를 했어요.


농산물을 보호하는 포장재를 뜻함. ※ 난좌(卵座, 어미 새 따위가 알을 낳거나 알을 품는 자리)



가격이 기존 포장재보다 3배 이상 비싼데요, 이런 건 정책적으로 농림축산식품부나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해주면 좋죠. 우리나라가 정부정책으로 2050년에 탄소중립하겠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특히 농업현장에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은데 기존에 해오던 식으로만 정책을 유지하는 거예요.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시스템이 거의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더딘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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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후 우박이 내려 흠집이 난 열매들



농민의 입장에서 첫 단계로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농업부산물 소각만 금지시켜도 좋겠어요. 논밭에서 비닐도 태우고 가을 되면 고춧대도 많이 태우거든요, 논두렁도 태우고, 볏짚, 보릿짚도 아직 많이들 태우고 있어요. 그런 것만 안 태워도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요.

고춧대는 안태우고 땅에 놔두면 그 자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자기 몸 안에 가지고 있는 거잖아요. 그걸 땅에 돌려주면 이산화탄소를 땅에 격리를 시키는 거거든요, 근데 그걸 기존에 해 오던 방식대로 관행적으로 태워서 하늘로 날리고 있는 거예요. 땅으로 돌려주면 일석이조인데 사람들이 그걸 아직 몰라서 그렇겠죠?

사실 농사를 지으면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고 있어요. 각종 농기계로 작업을 하다 보니 석유를 연료로 사용해 직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도 하고, 농사에 사용되는 각종 자재를 소비하면서도 간접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되겠죠. 그렇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거나 땅에 저장하는 방법도 있더군요. 

미국 코넬대학교 교수가 한 연구에 의하면 저희 규모의 사과밭은 1년에 10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해요. 2018년 우리나라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3.6톤이거든요. 제가 열심히 농사를 지으면 7.4명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니 농부로서 좀 뿌듯한 일이죠.

이제는 사과밭의 땅이 탄소를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전에는 겨울에 가지치기하면서 잘라난 나뭇가지들을 이웃에 난방용 땔감으로 드렸는데, 몇 년 전부터는 대부분의 나뭇가지를 밭에서 파쇄해서 땅에 돌려주고 있어요. 또 저는 가능하면 풀을 많이 키우는 편이에요. 주변 농가들은 풀을 자주 깎아 짧게 유지하는데, 저는 풀을 좀 키웠다가 깎는 편이니까 그 동안 풀들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풀을 한 번이라도 덜 깎으면 제초용 농기계 사용이 줄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도 있겠죠.

또, 주변 농가에서는 거의 하지 않지만 저희는 한 번씩 땅에 볏짚을 넣어주기도 해요. 그러면 땅이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게 되겠죠. 올 가을에는 사과나무 사이에 호밀을 좀 심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호밀은 추위에 강해서 겨울 동안에도 조금씩 자라면서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어요. 이런 방법들로 땅이 탄소를 많이 저장하게 되면 땅심도 좋아져서 사과나무도 더 건강해질 테니까 일석이조인 것이죠.


귀농이나 농사 작물을 고민하는 초보농부가 사과농사를 짓고 싶다고 마용운 농부를 찾아온다면 어떤 얘기를 해 주고 싶나요?

앞으로 사과농사는 우리나라에서 사양산업일 것 같은데요, 기후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사과 말고 차라리 바나나, 망고를 심으라고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바나나, 망고는 잘 될까요?

저도 아직 안 해봐서(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농사를 지으려면 위도나 해발고도가 조금이라도 높은 곳을 찾아가서 위치를 잘 선정하라고 해야죠.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사과하면 대구였거든요, 그런데 지금 대구에 가면 사과나무가 없잖아요. 사과는 천성적으로 시원한 걸 좋아하는 작물이기 때문에 더워지면 버틸 수가 없어요. 지금은 경북 북부의 영주, 문경, 봉화, 청송 등 백두대간과 태백산맥 주변지역이 지금의 사과 주산지가 됐어요. 그런데 얼마 전 부터는 더 올라가서 경기 북부의 연천, 포천 같은 곳이나 강원도 지역에도 많이 심고 있어요.


기후 영향이 제일 큰 거죠?

네. 예전에는 강원도는 추워서 사과 못 심었어요. 가을에 수확도 하기 전에 사과가 얼어버렸기 때문에 사과농사를 못했는데.


6천 평 과수원에서 사과나무 농사 비중을 줄이고 그 공간을 팜스테이나 레스토랑으로 변경해서 사업을 확장해볼 생각은 없나요?

그러게요. 그런 생각도 해야 하는데….

안 그래도 일요일 저녁에 인근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곳에 가서 저녁을 먹고 왔어요. 아주 번쩍번쩍 화려하게 지어서 도시 사람들 보기에는 ‘우와 이런 데가 있어?’ 할 것 같은데 그 사람들 장사만 하는 사람들이에요. 서비스 마인드가 엉망이었고요. 그런 데는 망해야 하는데 뜨고 있으니까 문제예요.


저도 관심 있어서 그런 곳을 찾아다니기도 하는데 실망하고 온 적 많아요. 정부지원사업도 많다는데 쏠림이 많은 것 같아요.

그곳은 너무 실망스러웠어요. 그런 곳들이 정부 지원이나 보조금도 얼마나 많이 받았겠어요. 우리나라 농업정책 중에서 제일 화나는 건 농업에 정부가 신경 안 쓰는 거예요. 반도체나 자동차, 선박 만들어서 팔고 K팝 육성에만 신경 쓰지 우리가 먹고 사는 먹거리 문제는 그냥 방치하잖아요. 농업이 죽든 말든 외국에서 농산물 사다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니까. 그나마 농림축산식품부가 있고, 농민들 위해서 뭔가 한다고 하는데 농민들 위한다는 정책이 그런 류의 사업이에요. 그렇게 관하고 짝짜꿍이 잘 되는 소수의 사람들만 지원해주고 밀어주는. 그런 사람들은 똑똑하기 때문에 혼자서도 살 수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일 년에 조수입이 천만 원이 안 되는 농민들이 전체 농민의 삼분의 이예요. 그런 사람들을 도와줘야죠. 정말 도와줘야 할 사람들은 어렵게 살고 있고 그런 농부들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되는 사람들만 도와주고 있으니까 진짜 심각한 문제예요. 동네 사람 몇 구슬려서 도장 받아서 영농조합이라고 만들어놓고 온갖 보조사업 지원 받아서 건물 짓고, 시설 만들어 혼자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지원 하나 받으면 요령이 생겨서인지 다른 사업들도 계속 받게 되더라고요. 허허벌판에 건물이 하나씩 둘씩 세워지고.

그러니까요. 아휴(한숨) 진짜 돈 없는 소농들을 지원해야 되는데 (한숨)
농촌을 떠나지 못하고 밭에서 풀 메고 있는 할머니들을 도와야 하는데 아휴…(한숨)


처음으로 목소리가 커졌어요. 그리고 분위기가 또 다운되었어요. 

그러게요 할 얘기가 너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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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가 줄을 맞춰 자라고 있는 모습



지리산이음에서 어떤 일을 하려는지 들으셨죠? 기금을 만들어서 농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또 하나가 농부들의 노하우를 아카이빙해서 정보를 공유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어요. 혹시 농사일지를 작성하거나 기록 작업을 하고 있나요?

(머리를 긁적이며)제가 밭에서 일만 하기에도 진이 다 빠져서 녹초가 되는 데 그런 걸 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아주 중요한 작업만 그때 그때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고 있어요. 근데 필요하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해서 다른 분들하고 공유할 수도 있겠죠.


중요한 작업이라하면 어떤 건가요?

주로 방제작업이죠.


과실농사는 아무리 저농약이라고 해도 방제작업을 안할 수 없다고 하던데요, 사과는 일 년에 몇 번 정도 하나요?

사과농사는 일 년 동안 보통 열 번, 열한 번 해요. 재배작기가 있잖아요. 3월 말부터 순이 틔울 때 시작해서 열매가 자리 잡을 때까지 하고 9월부터는 거의 방제를 안 하죠. 최근에는 이것도 기후와 관련이 있는데 워낙 날씨가 안 좋으니까 횟수가 좀 늘었어요. 열다섯 번 이상 하는 곳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신기하게도 작년에 저희가 주변에서 방제 횟수가 제일 적었는데 잘 되었어요. 참 다행이죠.


해마다 방제 횟수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나요?

사실은 횟수보다는 어떤 걸 사용하느냐가 중요하거든요, 살충제나 살균제도 생태계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니까 그 중에서 제일 영향이 적은 걸 사용하려고 해요. 그리고 지금은 사람이 마셔도 죽는 농약은 없어요. 농민들이 한탄하는 것 중 하나가 새가 사과를 쪼아 먹는 경우도 많거든요, 옛날에는 사과에 농약을 발라놓으면 새가 먹고 죽기도 했는데 이제는 새를 잡을 약도 구할 수가 없다는 거예요. 독성이 강한 농약들은 다 금지가 되어서 이제 구할 수도 없게 됐으니까요.

지금 허용되는 것들은 대부분 저농약 저독성 약제들인데 가령 살충제라고 하면 모든 곤충을 죽이는 게 있고, 어떤 건 특정한 나방만 죽이는 게 있다 말이에요. 독성이 더 강하고 덜한 것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 제일 약한 걸 찾아 쓰죠.


작물이 자랄 때 스스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기후위기나 외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도 있어요.

음… 농민들의 이야기 중에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많아요. 그런 건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이 되었다면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해요.

저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3학년이에요. 아이들 키우고 공부를 시켜야 하니까 20년은 바짝 일해야 해요. 일본의 유명한 ‘기적의 사과’를 보면 자연재배 하는 7년 동안 사과나무 꽃이 한 송이도 안 피었대요. 8년 째 겨우 몇 송이 피었다는데 저는 그렇게 할 수는 없어요.


오! 사과농사가 너무 힘들어서 앞으로 마용운 농부가 키우는 지리산 사과는 5년에서 10년 동안 밖에 못 먹나 했는데 자녀교육 덕분에 20년 동안은 걱정 안 해도 되겠네요.  

하하하. 앞으로 10년은 하겠는데 그 후에는 제가 여기다 망고를 심을지도 몰라요. 아이들 고등학교 때까지는 버티겠는데….


오늘 가장 크게 웃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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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직접 보여주며 이야기하는 마용운 농부



앞에서 우리나라 농업정책이 농민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안 되는 게 많다는 얘기를 했는데요, 적더라도 농사기금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제일 중요하고 부탁드리고 싶은 건 사람을 잘 찾았으면 좋겠어요. 조금 알려져 있는 사람들 보면 겉은 그럴듯하고 번드레하지만 속은 형편없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런 사람 말고 정말 제대로 된 농부들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제대로 된 사람을 찾는데 일조하실 생각은 없는지요. 우리가 정책을 비판할 때 하는 얘기가 ‘현장을 모른다.’잖아요. 그렇다면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농부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음… 그렇군요.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일만 해도 너무 버거워서….


‘너무 바빠서 일만 하는데 이게 사는 거냐’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마용운 농부에게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은 뭔가요?

저는 이미 하고 싶고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이 널려 있어요. 물리적인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것뿐이에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지금 낙동강 하구에 다리가 건설될 예정인데요, 그 중에 대저대교 예정지가 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한 지역이에요. 그런데 업체에서 현장조사를 하지도 않고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한 거예요. 지역 환경 단체들이 환경영향평가서를 꼼꼼히 분석해서 엉터리라고 고발해 놓은 상태거든요. 우리나라 멸종위기종인 대모잠자리 최대서식지고, 큰고니의 월동에 중요한 서식지인데 다리가 건설되면 그 생태계가 어찌 될지 몰라요. 그래서 지금 청원을 받고 있어요. 국제청원도 받는데 제가 그걸 담당하고 있어요. 

제가 지금 산골에서 사과농사 짓고 있는데 습지네트워크에서 국제협력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 일도 잘못해서 미치겠어요. 해야 되는 게 너무 많은데….


몸은 사과농장에 마음에 낙동강 하구에 있는 건가요?

저한테는 이미 해야 할, 부여된 책임이 너무 크게 있는 거예요. 그래서 새로운 뭔가를 하기에는 조심스러워요.


오늘 인터뷰를 위해 준비했는데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면 해 주세요.

저는 ‘제가 직접 뭘 하겠습니다.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입장이라서 이런 말을 꺼내기가 너무 조심스러운데 지역에서 시골에서 대안적인 발전모델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거기에 지리산이음이 촉매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대안적인 모델이란 어떤 걸까요?

지역에서 지리산 팔아먹으려고 이것저것 만들려고만 하잖아요. 케이블카, 산악열차로도 관광객을 오게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지리산을 있는 그대로 두고 사람들이 찾아오게 할 수는 없을까? 하는 거예요. 지리산권 만큼은 시멘트 콘크리트 붓지 않고도 지역에서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잘 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렇게 해주시면 진짜 감사할 것 같아요.




올해 처음으로 사과꽃을 보았다. 겉은 빨갛고 속은 하얀 사과꽃이 내 눈에는 예쁘기만 했지만 적과를 해야 할 농부의 마음은 급하기만 했겠다. 그렇게 키운 사과가 병 때문에 썩고 태풍에 떨어지는 순간 농부의 마음도 같이 썩고 내려앉는다.

말은 느렸고 유난히 한숨이 많았지만 앞으로 10년, 20년까지는 사과농사를 짓겠다니 한편으로 안심이다. 마음이 변해서면 몰라도 기후가 변해서 사과를 포기하는 일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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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

기획, 기록, 연결로 변화를 만드는 일과 사람을 돕는다. 2014년 ‘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궁금해서 찾았던 지리산시골살이학교 덕분에 지리산이음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때는 몰랐다. 7년이 지난 2021년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을 다니며 ‘농사를 업으로 하는 농부’들의 이야기를 글로 전하게 될 줄은.


사진 임현택

진행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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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생활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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