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아삭!] 함께 일하고, 함께 먹고, 함께 놀아요. _ 악양면 <마을공방 두니>

지리산이음
2023-12-11

함께 일하고, 함께 먹고, 함께 놀아요.

악양면 <마을공방 두니> 이혜원 대표 


글 / 정진이
사진 / 정진이, 마을공방 두니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제공



악양에는 보고 즐길 거리가 꽤 많다. 최참판댁, 동정호같이 많이 알려진 곳도 있고, 매암차박물관처럼 SNS를 통해 유명해진 곳도 있다. 


도로에서 비죽 올라가 길에서는 보이지도 않지만, 올라서면 ‘뭐야~ 이런 곳이 있었어?’ 하는 <마을공방 두니>도 좋다. 
수령을 알 수 없는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멋들어진, 알록달록한 컨테이너 공방이 모여 있는 곳이다.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서울에서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책 작가로 활동했어요. 2017년에 귀촌해서 악양생활문화센터를 운영했던 <지리산문화예술사회적협동조합 구름마>(이하 구름마)에서 일했어요. 지금은 <마을공방 두니> 대표를 맡고 있고, <카페평사리>를 운영하고 있는 이혜원입니다.






<마을공방 두니>는 언제 어떻게 생겼나요?

2019년쯤 <구름마>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왜 귀촌하게 됐는지, 귀촌해서 어떻게 살고 싶었는지 같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사실 귀촌해서 회사를 다니게 될 거라고는 저조차 생각지 못했거든요. 모두의 꿈을 들어보니 새삼 ‘왜 그 꿈을 위해 살고 있지 못한가?’에 대한 회의감도 생겼고, 기왕이면 우리의 꿈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죠. 그때 나눴던 얘기들로 기획자였던 동료가 컨테이너형 공방에 관한 기획안을 뚝딱 써 내려갔죠. 그걸 기획하는 동안 정말 재밌었어요. 그걸 가지고 순천에 살고 있는 지인을 통해 건물 디자인과 설계도 만들어 보았고요.

원래는 우리가 자력으로 만들어 보려고 했어요. 마침 악양생활문화센터를 담당하던 하동군 공무원과 이런 얘기를 나누다가 행안부 사업 중에 딱 맞는 게 있다면서 마을공방 사업을 알려줬고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2021년 초부터 준비해서 그해 6월에 오픈했어요.


어떤 공방들이 있나요? 

여러 가지 공예 체험이 가능한 <카페평사리>, 식물공방 <탐구생활>, 수예공방 <손놀이터>, 8월 말에 문을 연 시골독립서점 <이런책방>이 있어요. 나무로 차 살림 도구를 만드시는 지역작가분도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방 운영 외에는 어떤 활동들을 하나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빨간무마켙>이라는 플리마켓을 운영하고 있고, 그 외엔 공예체험을 신청받아서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오시는 분들보다는 단체 체험 신청이 많은 편이에요. 각 공방마다 다른 체험이 가능한데, <탐구생활>에서는 밀랍초 만들기와 테라리움 만들기, <손놀이터>에서는 천연염색과 바느질이나 뜨개, <삼분의 일 스페이스>에서는 차살림 도구나 빵도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어요. <카페평사리>에서는 데코덴케이스, 드림캐쳐, 가렌다 등 여러 가지 체험이 가능합니다.





대표님은 <두니>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계신데, 카페를 열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서울에 살 때 친구와 하동에 내려가면 함께 재미난 BAR를 운영해 보자 했었어요. 둘 다 음악을 좋아해서 늘 음악 감상이 가능한 곳을 찾아 다니곤 했거든요. 지역 사람들과 음악감상회도 열고, 이야기도 나누는 아지트 같은 곳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시골에 살다 보니 밤에 장사를 한다는 게 좀 어려워 보였어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카페를 운영하기로 했지요.


<마을공방 두니>가 지역에서 어떤 곳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시나요?

문화적이고 예술적이면서 재미난 활동을 하는,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곳, 힐링이 필요한 분들이 찾아오는 곳이었으면 해요. 


올해 활동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을까요?

코로나로 접었던 플리마켓을 재개한 것. 아직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는 않지만 스트레스 받지 않고 꾸준히 해보려고 해요. 플리마켓을 운영하는 건 마을공방을 홍보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지만, 그것보다 공방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즐겁고 ‘같이 산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를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하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기에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런책방>을 준비하면서 생긴 일들이네요. 가구 하나하나를 우리 손으로 만들고, 어떤 책을 들여 놓을지 밤늦게까지 회의하고, 책방을 열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독서 모임도 진행하고. 재밌고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대표님이 <두니>에서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나 바람이 있을까요?

잘 가꾸어진 매력적인 장소에 가면 ‘참, 좋다~ 여기 재밌네.’ 이런 느낌이 들고, 또 가고 싶고,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잖아요. 그런 곳으로 만드는 게 꿈인데 생각만큼 쉽지 않고, 품도 엄청나게 드네요. 그렇게 잘 가꾸시는 분들이 존경스러워요. 


<마을공방 두니>가 가지고 있는 올해 계획,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올해 계획은 플리마켓을 꾸준히 여는 것, 디저트를 위해 제과를 배우는 것, 책 많이 읽는 것. 책방 잘 준비해서 오픈하는 것, 그리고 남은 일은 잘 운영해 보는 것이네요. 앞으로의 계획은 전공을 살려서 <마을공방 두니>의 굿즈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책방 굿즈와 겸해서요. 그리고 재미난 행사도 준비하고 있어요. 책방에선 작가와 토크콘서트를 한다든가, 단풍나무 아래서 영화를 함께 보는 무비 나이트, 또 야외에서 음악과 영상을 함께 감상하는 다양한 문화적 기획을 생각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지역에 내려와서 이런 공간을 운영해 보고 싶은 다른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돈이 있으면 어떤 공간이라도 충분히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겠지요. 그런데 혼자인 게 참 힘들어요. 일만 하고 있으면 사람과 친해질 기회도 별로 없고요. 그래서 생각이 비슷하고 가치관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을 꾸준히 찾고, 교류하고 함께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지역에서 산다는 건 서로 돕고, 나누면서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떤 공간을 어떻게 운영하든,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현재를 즐기고 행복하게 어울려 살 것인가,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결국은 함께 어우러져 사는 것, 그리고 함께 행복한 것. 공교롭게 모두 귀촌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마을공방 두니>의 운영자들은 어쩌면 ‘느슨한 공동체’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만들어진 지 2년이 훌쩍 지났고, 아직도 이곳을 어떻게 활성화할까 고민하고 있지만, 어쩐지 얼굴에는 수심이 별로 없다.
그것 또한 ‘함께’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글 쓴 사람. 정진이

하동으로 귀촌한지 6년. 악양 <마을공방 두니>에서 <탐구생활>이라는 식물공방을 운영한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기록활동가로 사람들을 만나고 글을 쓰면서 하동에 대해 더 알아가는 중이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역 밀착형 유기농 매거진
< Asak! 아삭 >

 Coming Soon 2024.01


Goal!

🎯 우리가 아는 지리산권을 말하기
🎯 기웃거리고 싶은 마음 만들기
🎯 활동의 연결지점 만들기




아삭은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 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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