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나를 돌보는 ‘비니루’ 없는 삶
쌍교동, 산내면의 제로웨이스트샵 <비니루없는점빵> 이재향 활동가
글, 사진 / 상이
2022년 남원 시내 한복판에 낯선 이름을 단 가게가 문을 열었다. <비니루없는점빵>!
삐까번쩍한 포장지의 상품이 뽐내듯 들어차 있는 여느 상점과는 조금 다르고 낯설기도 한 모습의 점빵을 한번 찾아가 보았다. 기후위기 활동가이자 점빵의 공간지기 중 한 명인 이재향 님이 반겨주셨다.
<비니루없는점빵>은 어떤 공간인가요?
일회용 플라스틱과 비닐이 포함되지 않은 생활제품을 선보이는 제로웨이스트샵입니다. 2019년 산내면에서 비/미혼 여성의 환경모임 <싱글벙글 비니루 없는 점빵> 모임이 처음 있었는데 함께 책을 읽고 영화도 보며 공부했고, 지역의 쓰레기 분리 배출장 이슈에 관해 공부하고 견학을 다니며 지역의 현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기후위기를 공부하고 활동할수록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업이 자체적으로 일회용품을 생산하지 않거나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변화를 만들어 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이니 소비자가 어떤 물건을 선택하느냐가 실질적으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비니루없는점빵>을 열게 되었습니다.
예상보다 다양한 종류의 물건이 있어 공간이 가득 차 있는 느낌이네요. 어떤 물건이 있나요?
대략 300종 정도의 제로웨이스트 물건이 있습니다. 점빵에 오시면 욕실용품(대나무 칫솔, 삼베 샤워 타올, 올인원 비누, 반려동물 샴푸바 등), 주방용품(자연 재료 솔, 벌크 세제, 다회용기 등), 무농약·유기농 먹거리(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 잎 차 등), 입을 거리(양말, 삼베 트렁크), 기타 생활용품(문구류, 텀블러 가방, 코코넛 화분, 삼베 뜨개실 등), 환경 분야 책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세제나 먹거리는 통 혹은 재활용 병 같이 용기를 가져오시면 원하시는 양만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점빵에 구비된 공병을 보증금을 내고 빌려 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공병 사용 후 세척하여 다시 가져오시면 보증금을 돌려드려요.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품도 있나요?
김부각, 누룽지, 꽃차 등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고, 앞으로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늘려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작은 생산처에서 점빵 한 곳을 위해 생산라인을 새로 만들기가 어렵고, 식품류는 재고 관리가 어려워 서로가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생산자 측에서 일회용 패키지를 통한 마케팅을 놓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요. 그럼에도 식료품 종류를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더 자주 오실 수 있게끔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물건의 종류를 확보하는 데 에너지를 썼다면, 이제부터는 점빵이 제대로 기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생활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정량적인 효과가 나오기를 바랍니다.
점빵(가게)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쓰레기 회수 등의 활동도 하고 계시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또 다른 활동도 하고 계신가요?
개인이 챙겨서 재활용하기 힘든 우유 팩, 아이스팩, 프린트 토너, 우산, 핸드폰, 충전기, 브리타 필터 등을 수거하여 재활용 업체에 전송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점빵 문 여는 시간에 분리수거하러 오세요. 또 다른 활동으로는 초등·중학교에서 의뢰가 종종 들어와 기후위기와 자원순환이라는 주제로 단기 혹은 장기 교육을 나갑니다. 그리고 재활용이 어려운 작은 병뚜껑을 활용한 키링과 빗 만들기 등의 업사이클링 활동도 합니다.
기후위기 혹은 일회용품 줄이기, 제로웨이스트가 낯선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제로웨이스트는 공부하면 할수록 마음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건 제 경험담이기도 합니다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마음이 허전하면 물건도 많이 사게 되고, 그러면 자연히 쓰레기를 더 많이 생산하게 되더라구요.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는 것은 정신적인 건강을 추구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어요. 지구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한 삶, 평안한 삶을 위한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어 하나라도 한번 실천해 보고 어떤 마음의 변화가 생기는지 관찰해보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소비를 참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이걸 사려고 하는지, 내가 이걸 쓰며 어떤 마음을 느끼는지 들여다보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인 거 같아요.
위치 | 남원시 쌍교동 광한북로 34-3
오픈 | 12:30~18:00 / 일, 월 휴무
연락처 | IG. @preciousplastic_jirisan
※ 산내면 매장은 무인으로 상시 운영함. / 남원시 산내면 대정길 70
글 쓴 사람. 조아라
산과 자연을 좋아라하는 조아라입니다. 화엄사 입구에서 <올모스트데어>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어요. 놀러 오세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역 밀착형 유기농 매거진
< Asak! 아삭 >
Coming Soon 2024.01
Goal!
🎯 우리가 아는 지리산권을 말하기
🎯 기웃거리고 싶은 마음 만들기
🎯 활동의 연결지점 만들기
지구와 나를 돌보는 ‘비니루’ 없는 삶
쌍교동, 산내면의 제로웨이스트샵 <비니루없는점빵> 이재향 활동가
글, 사진 / 상이
2022년 남원 시내 한복판에 낯선 이름을 단 가게가 문을 열었다. <비니루없는점빵>!
삐까번쩍한 포장지의 상품이 뽐내듯 들어차 있는 여느 상점과는 조금 다르고 낯설기도 한 모습의 점빵을 한번 찾아가 보았다. 기후위기 활동가이자 점빵의 공간지기 중 한 명인 이재향 님이 반겨주셨다.
<비니루없는점빵>은 어떤 공간인가요?
일회용 플라스틱과 비닐이 포함되지 않은 생활제품을 선보이는 제로웨이스트샵입니다. 2019년 산내면에서 비/미혼 여성의 환경모임 <싱글벙글 비니루 없는 점빵> 모임이 처음 있었는데 함께 책을 읽고 영화도 보며 공부했고, 지역의 쓰레기 분리 배출장 이슈에 관해 공부하고 견학을 다니며 지역의 현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기후위기를 공부하고 활동할수록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업이 자체적으로 일회용품을 생산하지 않거나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변화를 만들어 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이니 소비자가 어떤 물건을 선택하느냐가 실질적으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비니루없는점빵>을 열게 되었습니다.
예상보다 다양한 종류의 물건이 있어 공간이 가득 차 있는 느낌이네요. 어떤 물건이 있나요?
대략 300종 정도의 제로웨이스트 물건이 있습니다. 점빵에 오시면 욕실용품(대나무 칫솔, 삼베 샤워 타올, 올인원 비누, 반려동물 샴푸바 등), 주방용품(자연 재료 솔, 벌크 세제, 다회용기 등), 무농약·유기농 먹거리(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 잎 차 등), 입을 거리(양말, 삼베 트렁크), 기타 생활용품(문구류, 텀블러 가방, 코코넛 화분, 삼베 뜨개실 등), 환경 분야 책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세제나 먹거리는 통 혹은 재활용 병 같이 용기를 가져오시면 원하시는 양만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점빵에 구비된 공병을 보증금을 내고 빌려 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공병 사용 후 세척하여 다시 가져오시면 보증금을 돌려드려요.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품도 있나요?
김부각, 누룽지, 꽃차 등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고, 앞으로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늘려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작은 생산처에서 점빵 한 곳을 위해 생산라인을 새로 만들기가 어렵고, 식품류는 재고 관리가 어려워 서로가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어요. 생산자 측에서 일회용 패키지를 통한 마케팅을 놓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요. 그럼에도 식료품 종류를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자가 더 자주 오실 수 있게끔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물건의 종류를 확보하는 데 에너지를 썼다면, 이제부터는 점빵이 제대로 기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생활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정량적인 효과가 나오기를 바랍니다.
점빵(가게)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쓰레기 회수 등의 활동도 하고 계시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또 다른 활동도 하고 계신가요?
개인이 챙겨서 재활용하기 힘든 우유 팩, 아이스팩, 프린트 토너, 우산, 핸드폰, 충전기, 브리타 필터 등을 수거하여 재활용 업체에 전송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점빵 문 여는 시간에 분리수거하러 오세요. 또 다른 활동으로는 초등·중학교에서 의뢰가 종종 들어와 기후위기와 자원순환이라는 주제로 단기 혹은 장기 교육을 나갑니다. 그리고 재활용이 어려운 작은 병뚜껑을 활용한 키링과 빗 만들기 등의 업사이클링 활동도 합니다.
기후위기 혹은 일회용품 줄이기, 제로웨이스트가 낯선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제로웨이스트는 공부하면 할수록 마음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건 제 경험담이기도 합니다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마음이 허전하면 물건도 많이 사게 되고, 그러면 자연히 쓰레기를 더 많이 생산하게 되더라구요.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는 것은 정신적인 건강을 추구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어요. 지구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한 삶, 평안한 삶을 위한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어 하나라도 한번 실천해 보고 어떤 마음의 변화가 생기는지 관찰해보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소비를 참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왜 이걸 사려고 하는지, 내가 이걸 쓰며 어떤 마음을 느끼는지 들여다보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인 거 같아요.
위치 | 남원시 쌍교동 광한북로 34-3
오픈 | 12:30~18:00 / 일, 월 휴무
연락처 | IG. @preciousplastic_jirisan
※ 산내면 매장은 무인으로 상시 운영함. / 남원시 산내면 대정길 70
글 쓴 사람. 조아라
산과 자연을 좋아라하는 조아라입니다. 화엄사 입구에서 <올모스트데어>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어요. 놀러 오세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역 밀착형 유기농 매거진
< Asak! 아삭 >
Coming Soon 2024.01
Goal!
🎯 우리가 아는 지리산권을 말하기
🎯 기웃거리고 싶은 마음 만들기
🎯 활동의 연결지점 만들기